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약 9개월 만에 법정에서 재회했다. 윤 전 대통령의 불법 여론조사 수수 혐의 재판에서 김 여사가 증인으로 출석하면서 이뤄진 만남이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14일 윤 전 대통령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에 대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의 속행 공판을 진행했다.
윤 전 대통령은 작년 7월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에 의해 재구속된 상태이고, 김 여사 또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에 의해 구속 중이다.
두 사람이 동일한 날짜에 법원에 나온 경우는 있었지만, 같은 법정 안에서 마주한 것은 이번이 최초였다.
윤 전 대통령은 오후 1시 57분경 남색 정장과 흰 셔츠를 착용한 모습으로 법정에 입장했다. 김 여사는 오후 2시 8분경 검은 정장에 흰 셔츠 차림으로 교도관의 지원을 받으며 법정에 들어왔다.
김 여사가 법정에 나타나자, 윤 전 대통령은 상당 시간 동안 시선을 고정한 채 그녀를 지켜봤다.
특검팀이 증인신문을 개시하며 "증인은 피고인 윤석열의 배우자지요"라고 질문했고, 김 여사는 "네 맞습니다"라고 응답했다.
이 순간에도 윤 전 대통령은 김 여사를 응시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증인신문이 진행되는 동안 두 사람은 한 번 시선을 교환했다. 윤 전 대통령은 그 이후로도 증인석과 법정 정면을 교대로 바라보며, 김 여사를 향해 희미한 웃음을 보이거나 눈가를 만지는 행동을 했다.
반대로 김 여사는 윤 전 대통령 방향을 거의 쳐다보지 않고 주로 정면을 향해 시선을 유지했다.
피고인 측 반대신문이 없어 이날 증인신문은 20여 분 만에 종료됐다. 김 여사는 교도관의 안내를 받아 방호문을 통해 퇴정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김 여사와 공모해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명태균 씨로부터 약 2억 7천여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았다고 보고 있다.
김 여사 역시 같은 공소사실로 기소됐으나 1심에서는 무죄를 선고받았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재판부는 김 여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증인 채택을 결정했다. 변호인 측은 진술거부권 행사를 이유로 반대했지만, 재판부는 "증언을 거부하더라도 질문 기회는 보장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서 녹취 파일과 관련한 증거를 중심으로 심리를 이어갈 예정이다. 선고는 6월 중 이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