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집무실에 맥도날드 햄버거 배달이 도착했다. 배달원은 일명 '도어대시 할머니'로 알려진 샤론 시몬스.
13일(현지 시간) 성사된 이 이색적인 만남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자 역점 사업인 '팁 비과세' 정책 시행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AP통신에 따르면 시몬스는 이날 만남에서 트럼프 정부의 '빅 뷰티풀 빌(Big, Beautiful Bill)' 덕분에 지난 1년간 약 1만 1,000달러(한화 약 1,500만 원)의 세금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해당 정책은 서비스직 종사자의 팁 소득에 대해 최대 2만 5,000달러까지 면세 혜택을 주는 것으로, 현재 2028년까지 한시적으로 시행 중이다.
백악관에 들어선 시몬스를 향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거 전혀 연출 같지 않지?"라는 특유의 농담으로 첫마디를 건넸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트럼프 대통령이 "나에게 투표했느냐"고 묻자, 시몬스는 "그럴지도 모른다"며 재치 있게 응수했다.
하지만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는 묘한 긴장감과 어색한 장면도 연출됐다. 최근 논란이 된 '자신을 예수에 빗댄 AI 이미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사람들을 치유하는 의사'에 비유하며 답변을 피했다.
이어 암 투병 중인 시몬스의 남편을 언급하며 면세 혜택의 실효성을 강조하려 했으나, 시몬스는 정치적 질문에는 단호히 선을 그었다. 특히 '남성의 여성 스포츠 참여'에 대한 의견을 묻자 시몬스는 "의견이 없다"고 답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피자 때문에 온 거냐"며 농담으로 말을 돌리려 하자 "팁 비과세 때문에 왔다"고 분명하게 목적을 정정하기도 했다.
만남의 하이라이트는 '현장 팁'이었다. 백악관의 팁 인심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즉석에서 주머니 속 현금을 꺼내 시몬스에게 건넸다.
두둑한 현금을 확인한 시몬스가 환하게 웃으며 만족감을 표하자 현장에는 폭소가 터져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여름 열릴 UFC 경기에 시몬스 부부를 초청하며 이색적인 접견을 마무리했다.
이를 바라보는 온라인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정책의 실질적인 혜택을 환영하는 지지자들도 있었으나, 일각에서는 "고령의 할머니가 배달 서비스 셔츠를 입고 일해야만 하는 현실이 후기 자본주의의 비극을 보여주는 것 같다"는 뼈아픈 비판을 제기했다.
또한, 대통령의 과도한 연출과 일반인 사이의 미묘한 온도 차를 두고 SNS상에서는 "지켜보기 오글거린다"는 반응과 함께 뜨거운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