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해상 봉쇄 작전을 13일 오전 10시(미 동부시간, 한국시간 13일 오후 11시)부터 개시했다고 발표했다. 세계 원유·가스 물동량의 20% 가량이 지나가는 이 전략적 요충지를 중심으로 한 대이란 압박 작전이 본격화된 것이다.
지난 1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 해군의 대이란 해상봉쇄가 오전 10시 정각부터 시작됐다"고 공식 확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군은 이번 작전을 위해 15척 이상의 군함을 현지에 배치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해군 158척의 선박이 완전히 파괴돼 바다에 가라앉아있다"며 "우리가 타격하지 않은 것은 소수의 이른바 '고속 공격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들 배 중 어느 하나라도 우리의 봉쇄 대상 해역에 가까이 온다면 그들은 즉각 제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해상 봉쇄는 지난 11∼12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진행된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결렬된 직후 나온 강경 대응책이다. 지난 7일 양국이 2주간의 휴전에 합의한 이후에도 이란이 해협을 지속적으로 통제하며 사실상 봉쇄를 유지해온 상황에서, 미국이 역봉쇄를 통해 이란의 원유 수출과 전쟁 물자 보급로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미국의 봉쇄 조치에 대해 이란도 강력한 반발 의지를 드러내고 있어 호르무즈 해협 일대의 긴장이 극도로 고조되고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로는 이란이 군사적 대응에 나설 경우 오는 21일까지 남은 휴전 기간이 조기 종료되고 전쟁이 재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선박에 대한 봉쇄 절차를 즉시 시행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란 항구를 출입하는 모든 해상교통에 대한 봉쇄 조치를 미 동부시간 13일 오전 10시부터 시작한다고 공식 발표했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13일 새벽 트루스소셜 게시글에서 이 시점을 재차 확인했다.
이번 봉쇄 작전의 핵심 목표는 이란이 가진 가장 강력한 협상 카드인 호르무즈 해협 통제 위협에 맞서는 동시에, 이란의 전쟁 자금원을 차단해 협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봉쇄 범위는 해협 양쪽의 오만만과 아라비아만에 위치한 모든 이란 항구를 포함하며, 이란 항구와 연안 지역을 출입하는 모든 국가의 선박이 대상이다. 중부사령부는 상선 선원들에게 보낸 별도 공지에서 미군의 승인 없이 봉쇄 구역에 진입하거나 출항하는 모든 선박을 '차단, 회항, 나포'하겠다고 경고했다.
다만 이란 이외의 항구에서 출입항하는 선박들은 방해받지 않고 호르무즈 해협을 자유롭게 통과할 수 있다는 방침도 함께 밝혔다.
이란 측은 미국의 봉쇄 시도에 즉각 강경 대응 의지를 표명했다. 미국과의 협상단을 이끌었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전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당신이 싸운다면, 우리도 싸울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역시 봉쇄에 대한 강력한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시사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이에 따라 봉쇄 시행 이후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국과 이란 양측 간 재교전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7일 양측이 전격 발표한 2주간의 휴전 및 종전 협상 합의가 파기되고 전쟁이 2라운드로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휴전 및 협상 기간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양측이 물리적 충돌을 자제할 경우 '최악의 파국'을 피할 수 있다는 양국 내 목소리에 힘이 실리면서, 오히려 협상 재개의 동력이 살아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백악관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우리는 상대편 이란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아왔는데, 그들은 합의를 매우 간절하게 원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