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14일(화)

삼성전자, '노조 미가입자 명단' 의혹에 경찰 수사의뢰...사번으로 가입여부 확인 정황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개인정보 문제로 번졌다. 삼성전자는 임직원 개인정보를 활용해 노조 미가입자를 가려낸 정황이 확인됐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사내 메신저방에서 부서명, 성명, 사번, 조합 가입 여부가 적힌 자료가 공유된 것으로 파악되면서다.


지난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사내 공지를 통해 특정 부서 단체 메신저방에서 수십 명 이상의 부서명, 성명, 사번, 조합 가입 여부 등이 기재된 명단 자료가 전달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일부 직원이 노조 가입 사이트의 '사번 중복 확인' 기능을 이용해 특정 임직원의 노조 가입 여부를 확인한 뒤, 미가입자 명단을 작성·유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지난 9일 경기도 화성동탄경찰서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형사 고소장을 접수했다. 회사 안팎에서는 업무와 무관한 목적으로 임직원 정보를 추출해 공유한 행위 자체가 중대한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노조 가입 여부와 쟁의행위 참여 여부는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결정돼야 하는 사안인 만큼, 특정인을 식별해 명단화하는 행위는 강한 심리적 압박이나 불이익 예고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이다.


2024년 삼성전자 노조 총파업 승리궐기대회 / 뉴스1


사내 일각에서는 이번 의혹의 배경에 노조 지도부의 강경 발언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시선도 제기된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지난 3일 유튜브 방송에서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회사를 위해 일하는 직원들을 명단으로 관리하겠다고 말했고, 향후 강제 전환 배치나 해고 상황이 생기면 이들을 우선 검토하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다만 실제 명단 작성과 유포가 어떤 경위로 이뤄졌는지는 수사를 통해 가려질 사안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전형적인 블랙리스트 범죄 유형으로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뿐 아니라 업무방해, 직장 내 괴롭힘 금지 법제와 맞물린 법적 책임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고용노동부가 노사 관계의 건전성을 훼손하는 행위인지 들여다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번 사안은 임단협 교섭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불거졌다. 삼성전자 노조는 교섭이 타결되지 않으면 이달 23일 결의대회 뒤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성과급 갈등으로 시작된 노사 충돌이 개인정보와 인권, 현장 통제 문제로까지 번지면서 파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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