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10일(금)

"사랑해" 오글거려도 표현하기... 오늘(10일)은 '형제자매의 날' 입니다

매년 4월 10일, 미국과 캐나다 등의 나라에서는 '형제자매의 날(National Siblings Day)'을 기념한다.


특별한 장식도, 화려한 이벤트도 없지만, 이 날은 유난히 마음을 오래 붙잡는다. 평생 가장 길게 이어지는 관계, 가장 가까우면서도 때로는 가장 멀게 느껴지기도 하는 존재, 형제자매를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형제자매 관계는 흔히 '요람에서 무덤까지' 이어지는 인생 최장기 관계로 불린다. 부모와 자녀 관계보다도 더 오래 지속되는 경우가 많고, 같은 시간을 같은 공기로 살아낸다는 점에서 누구보다 깊은 공감대를 형성한다. 어린 시절 같은 집 안에서 부딪히고 웃고 다투며 쌓아온 시간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쉽게 지워지지 않는 정서적 뿌리로 남는다.


이 관계의 특별함은 무엇보다 '함께 보낸 시간'에서 비롯된다. 기억조차 나지 않을 만큼 어린 시절부터 곁에 있었던 존재, 때로는 경쟁자였고 때로는 가장 든든한 편이었던 사람.


특히 쌍둥이의 경우, 한 생명의 시작부터 같은 시간을 공유하며 더욱 깊은 유대감을 형성한다. 서로의 삶을 가장 오래,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증인이기도 하다.


공명-NCT 도영 형제 / NCT 공식 엑스(X)


이 날은 1995년 클라우디아 에바트(Claudia Evart)라는 여성이 처음 구상했다. 1990년대 초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난 자신의 오빠와 여동생을 기리기 위해, 형제자매 간의 유대를 기념하는 날을 만들고자 1997년 '형제자매 재단(Siblings Day Foundation)'을 설립했고, 1999년 이 단체는 비영리 단체 지위를 획득했다.


당시 뉴욕 제14선거구의 하원의원이었던 캐롤린 맬로니(Carolyn Maloney)는 1997년 4월 10일 '형제자매의 날'을 공식적으로 기념하고 미국 의회 공식 의회 기록에 포함시켰다.


세 명의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공식적 인정을 받기도 했다. 클린턴, 부시, 오바마 대통령은 각각 2000년, 2008년 그리고 2016년에 대통령 메시지에 서명해 재단의 노력을 칭찬했다. 또한 '형제자매 재단'은 49명의 미국 주지사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얻었다고.


'형제자매의 날'은 2014년 이후 호주, 브라질, 캐나다, 가나, 인도, 아일랜드, 일본, 뉴질랜드, 나이지리아, 필리핀, 싱가포르, 남아프리카공화국, 스웨덴, 영국을 포함한 14개국에서 기념행사를 하면서 국제적으로 확대됐다.


또한 유럽에서는 2014년 유럽 대가족연맹(ELFAC)이 5월 31일 형제자매의 유대와 관계를기념하기 위해 이 기념일을 만들었다. 


오늘날 형제자매의 날은 유럽의 많은 나라에서 기념하고 있다. 오스트리아부터 키프로스, 크로아티아, 체코, 에스토니아, 프랑스, 독일, 그리스, 헝가리, 이탈리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포르투갈, 루마니아, 세르비아, 스위스 등이다.


악뮤 이찬혁-이수현 / tvN '유퀴즈 온 더 블럭'


형제자매의 날을 기념하는 방식은 거창하지 않아도 충분하다. 오히려 사소한 행동 하나가 더 큰 의미를 만든다. 잠시 시간을 내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거나, 짧은 메시지로 마음을 전하는 것만으로도 관계는 다시 따뜻해진다.


함께 식사를 하거나 산책을 하며 일상의 시간을 나누는 것 역시 이 날을 기념하는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이다. 말 한마디, "잘 지내?" 혹은 조금 더 용기를 낸다면 "고맙다"와 "사랑해"도 좋다. 이런 짧은 표현이 관계의 온도를 바꾼다.


누군가에게 이 날은 추억을 꺼내보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이미 곁을 떠난 형제자매를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어린 시절 함께 뛰놀던 공간을 다시 찾거나, 오래된 사진과 물건을 들여다보며 그 시간을 되새기는 하루다. 그리움과 감사가 뒤섞인 감정 속에서, 관계는 여전히 현재형으로 이어진다.


사진은 특히 강력한 매개가 된다. 빛바랜 필름 사진 속 웃음, 디지털 앨범 속에 저장된 순간들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기억의 문을 연다. 가족이 함께 모여 사진을 바라보며 나누는 이야기들은, 잊고 있던 감정을 다시 끌어올리고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하게 만든다.


어떤 가정에서는 이 날을 맞아 스크랩북을 만들기도 한다. 사진과 편지, 작은 기념품들을 모아 한 권의 이야기로 엮는 작업은 단순한 정리를 넘어 관계를 재해석하는 과정이 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 안에 담긴 의미는 더욱 깊어지고, 결국 한 가족의 역사를 담은 소중한 기록으로 남는다.


기념 방식은 각자의 삶의 방식만큼이나 다양하다. 어떤 이는 웃음과 농담으로 하루를 채우고, 또 다른 이는 조용히 마음을 돌아본다. 중요한 것은 형식이 아니라 마음이다.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 관계가 얼마나 오래, 얼마나 깊게 이어져 왔는지를 다시 생각해보는 것.


크리스탈-제시카 자매 / 크리스탈 인스타그램


현대 사회에서 형제자매의 의미는 오히려 더 또렷해지고 있다. 가족의 형태가 변화하고, 형제자매의 수가 줄어드는 흐름 속에서 이 관계는 더 희소하고 더 특별한 것으로 자리 잡고 있다.


부모의 나이가 들어가고 각자의 삶이 분주해질수록, 서로를 지지하고 이해할 수 있는 존재로서 형제자매의 역할은 더욱 커진다.


결국 형제자매의 날은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너무 익숙해 소홀해졌던 관계를 다시 바라보는 시간이다. 늘 그 자리에 있을 것만 같았던 사람에게, 조금 늦었지만 한 걸음 다가가는 계기다.


어쩌면 오늘은, 괜히 머쓱하더라도 이렇게 말해도 괜찮은 날이다. "야, 잘 지내지?" 그리고 조금 더 용기를 내서 "고맙다. 늘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