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을 섞은 음료로 남성들을 잇달아 살해한 이른바 '모텔 연쇄살인' 사건의 피의자 김소영(20)이 첫 재판에서 살인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 14부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김씨 측 변호인은 "피해자들에게 음료를 건넨 사실은 인정하나 잠들 것이라고만 생각했다"며 특수상해와 살인의 고의를 전면 부인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에게 살인 등을 예견할 능력이 없었으므로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만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연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선 김씨는 무표정한 얼굴로 재판 내내 허공을 응시했다. 판사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묻자 짧게 "없다"고 답했을 뿐이다.
반면 방청석을 지킨 유족들은 김씨의 주장에 분노를 터뜨렸다. 두 번째 피해자의 유족 측은 "김소영은 자택에서 알약 50알 이상을 가루로 만들어 숙취해소제에 넣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다"며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특히 유족 측은 김씨가 범행 전 챗GPT를 통해 특정 약물을 얼마나 투여해야 사람이 죽는지 검색하고, 실제 투약량을 2배 이상 늘린 정황을 근거로 살인 고의성을 강조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20대 남성들에게 정신과 처방 약물을 음료에 섞어 마시게 해 2명을 숨지게 하고 4명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씨가 허위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가장해 약물을 처방받아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왔다. 한편 유족 측은 김씨와 그 부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며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