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비만 치료제 GLP-1 계열 약물의 한계가 드러났다.
서울대 의대 최형진 교수가 EBS '취미는 과학'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이 약물들이 분명한 효과를 보이지만 중단 후 발생하는 요요 현상의 심각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최형진 교수는 GLP-1 주사 치료를 중단할 경우 체중이 원상태로 돌아갈 뿐만 아니라, 치료 시작 전보다 더 심각한 비만 상태에 빠질 위험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는 우리 몸의 생리학적 반응 때문이다.
체중 감소 과정에서 신체는 식욕을 자극하는 호르몬인 그렐린의 분비량을 급격히 증가시키는데, 약물 투여를 멈추는 순간 이 그렐린 수치가 급상승하면서 극심한 공복감을 유발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체중 감소와 증가 과정에서 나타나는 신체 구성의 변화다. GLP-1 주사를 통한 체중 감량 시에는 지방과 근육이 동시에 줄어든다.
반면 약물 중단 후 체중이 다시 증가할 때는 근력 운동을 별도로 실시하지 않는 한 주로 지방만 축적된다. 이로 인해 동일한 체중으로 회복되더라도 체지방률은 이전보다 높아져 비만에 더욱 취약한 체질로 변하게 된다.
최 교수는 뇌에 존재하는 '설정 체중' 개념을 통해 이 현상을 설명했다. 인간의 뇌는 각자 고유한 체중 설정값을 가지고 있는데, GLP-1 주사는 이 근본적인 설정을 변경하는 치료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이를 안경 착용에 비유하며, 안경을 쓰면 시야가 개선되지만 벗으면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것처럼, 약물 치료 역시 일시적 조절 효과에 그친다고 강조했다. 신체의 항상성 유지 기능은 여전히 높은 체중을 유지하려는 방향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석은 현재 비만 치료제로 각광받고 있는 GLP-1 계열 약물의 한계를 명확히 보여준다. 단순히 체중 감량 효과에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약물 의존성과 중단 후 부작용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