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09일(목)

밥상부터 운동까지... 서울시가 '건강도시' 만들기에 집중하는 이유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 식당에 오세훈 서울시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오 시장이 방문한 식당은 조금 특별한 인증마크가 붙어있었는데, 바로 '통쾌한 한끼' 제공 식당임을 인증하는 마크다.


'통쾌한 한끼'는 서울시가 시민들의 건강한 식습관 확산을 위해 지난해 10월 20일부터 추진 중인 사업인데, 외식 업소에서도 잡곡밥을 '선택해' 먹을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서울시 '통쾌한 한끼' 인증마크가 부여된 식당 / gettyimgesBank, 서울시 제공


시는 곡류·두류 중 잡곡 1가지를 25% 이상 배합하는 등 까다로운 절차를 통과한 식당에 인증마크를 부여하고 홍보를 지원한다. 현재 해당 사업에는 3700여 개의 식당이 참여하고 있다.


겉으로는 평범한 민생 정책처럼 보이지만, 이는 '건강'을 도시 정책 전면으로 끌어올리려는 서울시의 정책 흐름 중 하나다.


'통쾌한 한끼' 인증 식당에서 식사하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 / 사진 제공 = 서울시


실제로 이러한 '흐름'은 다른 정책에서도 이어진다. 서울시는 99세까지 88(팔팔)하게 산다는 의미를 지닌 모바일 건강관리 애플리케이션 '손목닥터9988'을 통해 시민들의 운동량과 생활 습관을 관리하고 '서울체력장'을 통해 직접 신체 능력을 측정하고 개선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식단, 활동, 습관까지 이어지는 구조다.


이들 정책을 함께 놓고 보면 서울시의 건강 정책 방향은 보다 분명해진다. 시는 건강을 '치료'가 아니라 '생활'의 영역으로 옮기고 있다.


병원을 중심으로 한 사후 관리가 아니라, 식습관과 운동 습관을 통해 질병 자체를 예방하겠다는 접근이다.


서울시 '손목닥터9988' / 사진 제공 = 서울시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복지 확대와는 결이 다르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만성질환 관리 비용은 도시 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시민의 건강 수준을 높이는 것은 개인의 삶의 질 향상을 넘어 장기적 의료비와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전략적 선택'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서울시가 손목닥터9988 참여자 8만 7090명과 비참여자 87만 900명의 2021~2023년 사이 의료비 증가액을 비교·분석한 결과, 참여자의 의료비 증가액(21만 4650원)은 비참여자(25만 9995원)보다 4만 5345원 적었다. 시는 지난해 손목닥터9988 참여자 250만 명 기준, 연간 1134억 원의 의료비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사진 제공 = 서울시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서울시의 전략 실행 '방식'이다. 시가 진행 중인 '통쾌한 한끼'는 식당의 자발적인 참여로, '손목닥터9988'은 시민이 직접 데이터를 입력하고 관리하는 구조다.


즉, 정책이 일방적으로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시민과 사업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형태다. 이는 정책을 일회성 사업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생활 습관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장치로 읽힌다.


이런 맥락에서 '통쾌한 한끼' 식당을 방문한 오 시장의 모습도 행정 문서에만 머무르던 정책이 실제 공간에서 확산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에 가깝다.


밥상, 운동, 생활 습관 등 시민 일상에 녹아든 서울시의 정책은, 도시 전체가 함께 관리하는 '건강한 도시' 구축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