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돌아온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의 주연배우들이 한국을 찾았다.
8일 메릴 스트립과 앤 해서웨이가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열린 내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팬들과 만났다.
메릴 스트립은 이번이 첫 공식 한국 방문이며, 앤 해서웨이는 2018년 이후 8년 만의 내한이자 작품 홍보를 위한 첫 한국 방문이다. 메릴 스트립은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며 인사를 건넸다.
메릴 스트립은 내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한국에 비행해 오면서 산맥들의 모습을 보고 너무 들떴다. 서울에 대해 잘 몰랐는데 처음 와보니 너무 기쁘다. 묵고 있는 호텔이 평생 묵어본 곳 중에 가장 좋은 것 같다. 따뜻하게 맞아 주셔서 감사하고, 사랑하는 영화를 여러분께 보여드릴 수 있어 더욱 설렌다"고 말했다.
앤 해서웨이는 "오게 되어 너무나 기쁘다. 다만 좀 더 길게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아 아쉽다. 별마당 도서관도 가보고 싶었는데 버킷리스트에 오랫동안 있던 일이었다. 시간이 부족해서 아쉽지만 주어진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것을 경험하려 한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는 전설적인 패션 매거진 '런웨이'의 편집장 '미란다'와 20년 만에 기획 에디터로 돌아온 앤디가 럭셔리 브랜드의 임원이 된 에밀리와 재회하는 이야기다.
완전히 달라진 미디어 환경 속에서 다시 한번 패션계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모든 커리어를 거는 내용을 담았다. 메릴 스트립과 앤 해서웨이를 비롯해 에밀리 블런트, 스탠리 투치까지 전작의 주역들이 모두 참여했다.
앤 해서웨이는 '한국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명품'에 대한 질문에 "현재 한국이 젊은 세대의 문화를 이끌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많은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특히 음악이 뛰어나고, 패션과 스킨케어도 훌륭하며 관심도도 높다. 풍부한 콘텐츠가 많다. 만약 제가 기획 에디터라면 이런 부분을 강조해서 기획해 볼 것 같다"고 덧붙였다.
메릴 스트립은 "한국 바비큐에 관심이 많다. LA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데, 아들이 경기했던 하키 경기장 근처에 식당이 있었다"며 웃음을 유발했다. 그는 "앤의 말에 전부 동의한다. 미국에 있다 보면 한국 문화에 대한 소식을 많이 듣는다. 손자가 6명 있는데 '케이팝' 이야기를 매일 하고 노래도 좋아한다. K 컬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앤 해서웨이는 "패션 에디터였다면 박찬욱, 봉준호 감독님 인터뷰도 하고 싶을 것 같다"고 부연했다.
20년 전 전 세계적 인기를 얻었던 1편에 대한 소감도 전했다. 메릴 스트립은 "2편을 찍으면서 '왜 더 일찍 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이 시나리오는 이 시기여야 했다. 20년이 필요했다"며 "1편의 흥행은 정말 놀라웠다. 여성들이 좋아할 영화라는 건 알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성공을 했다"고 돌아봤다.
앤 해서웨이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제게 너무 많은 것을 줬다. 22살에 22살 역을 했고, 무섭고 멋진 보스가 있었으며, 거의 신인으로서 세상에서 가장 멋진 여배우와 일했다. 그런 경험이 저를 만들어 줬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 영화 덕분에 제게 많은 문이 열렸다. 관객들이 저를 사랑해 주었기에 많은 역에 도전할 수 있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2편에서 달라진 배경에 대해 메릴 스트립은 "2006년에 만든 1편은 아이폰 첫 출시 전에도 만들어졌다. 스마트폰이 모든 것을 바꿨다. 저널리즘이나 인쇄매체, 엔터 업계에도 변화를 가져왔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미란다는 어떻게 하면 이 비즈니스를 잘 이끌어나갈지 고민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앤 해서웨이는 "디지털 혁신이 우리 삶에 끼치는 영향을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르지 않다. 앤디는 1편에서 22살 사회 초년생이었는데, 2편에서는 20년이 흘러 기자로서 스킬이 많이 쌓인 상태다. 겸손하면서도 자신감이 있어 미란다의 잠재적 파트너로 등장하게 된다"고 캐릭터 변화를 설명했다.
20년 만에 맞춰본 케미에 대해 앤 해서웨이는 "1편을 촬영할 때 메릴이 연기할 때 정말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는 힘에서 많은 것을 얻는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메릴의 연기를 보며 정말 깊이 있는 연기가 무엇인지 느꼈다"고 말했다.
메릴 스트립은 "1편과는 달랐다. 그때는 서로 몰랐고, 일부러 어울려 놀지 않고 혼자 트레일러에서 시간을 보냈다. 2편을 촬영하면서 좋았던 건 저희끼리 에너지에 불이 붙었다는 것이다. 완전히 성장한 여성, 성숙한 앤을 다시 만나게 되어 너무 기쁘고 즐거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롤 모델에 대한 질문에 앤 해서웨이는 "롤 모델이라 생각하고 연기하면 영화가 달라졌을 것 같다.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앤디는 친절의 힘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 일을 잘하면서도 따뜻할 수 있다는 것을 봐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메릴 스트립은 "70세 이상의 여성이 이런 보스 연기하는 걸 어느 영화에서도 보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제가 70대 여성을 대표하여 연기하게 되어 기쁘다"며 "최근에 안나 윈투어와 보그 커버를 장식하게 되었는데, 저와 동갑으로 76살이다. 미란다 같은 강한 캐릭터를 보여드릴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말해 환호를 받았다.
기자간담회 마지막에는 특별한 선물 증정식이 진행됐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시그니처인 빨간 하이힐에 한국적인 색채를 얹은 꽃신을 선물받은 메릴 스트립은 "엄청나다. 너무 아름답다. 정말 많은 생각을 해주신 것 같고 너무 정교하게 만들어져서 아름답다"고 감탄했다. 앞 해서웨이도 "빨리 집에 가져가고 싶다. 오늘을 기억하게 될 것 같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는 29일 전 세계 최초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