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 주인공으로 선택된 특별한 심해 생물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바로 '피글렛오징어'라 불리는 작은 오징어로, 독특한 외모 때문에 전 세계 영화계와 해양생물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피글렛오징어의 정식 명칭은 '밴드드 피글렛 스퀴드(Banded Piglet Squid)'다.
이 오징어는 통통하고 둥근 몸통에 눈 위로 곱슬곱슬하게 말린 촉수가 특징적으로 자리잡고 있어 마치 돼지 코를 연상시킨다. 작은 돼지를 닮았다는 뜻에서 피글렛오징어라는 이름이 붙었다.
두족류 연체동물 크란치오과에 속하는 이 소형 오징어는 성체 기준 외투막 길이가 평균 100mm 정도로 손바닥 크기만 하다.
몸통은 커다란 깔때기 형태이며, 작고 노 모양의 지느러미 한 쌍이 달려 있다. 이 지느러미가 통통한 몸체에서 팔락거리는 모습이 아기 돼지가 귀를 흔드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 특징이다. 눈 위의 돌돌 말린 촉수는 드레드락 헤어스타일을 연상시켜 전체적으로 우스꽝스럽고 사랑스러운 인상을 준다.
피글렛오징어는 대서양 아열대 해역과 태평양 일대에 서식한다. 특이한 점은 성장 과정에 따라 서식 수심이 변한다는 것이다.
외투막 길이 30mm 미만의 유생 시절에는 수심 100~200m의 비교적 얕은 표층 근처에서 생활한다.
성장하면서 점차 깊은 곳으로 이동해 최종적으로는 수심 400~800m 또는 그보다 더 깊은 중층해양대에 정착한다. 성체가 된 후에도 낮에는 깊은 곳에 머물다가 밤에는 얕은 곳으로 올라오는 일주성 수직 이동 습성을 보인다.
이 오징어는 눈 주변에 발광기관을 가지고 있어 빛을 낼 수 있다. 어두운 심해에서 이 발광기관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포식자를 혼란시키거나 먹이를 유인하는 용도로 추정된다.
몸은 반투명에 가까워 내부 기관이 비쳐 보이기도 한다. 짝짓기와 산란을 마친 성체는 곧 생을 마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글렛오징어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심해 탐사 기술이 발달하기 전까지는 어부 그물에 우연히 걸려 올라온 표본 몇 점이 전부였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의 원격조종 수중로봇이 멕시코만에서 촬영한 영상이 공개되면서 전 세계 소셜미디어에서 큰 화제가 됐다. 작고 동그란 몸통과 곱슬 촉수, 지느러미를 팔랑이며 헤엄치는 모습이 비현실적일 정도로 귀여워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심해 생물' 목록에 자주 등장한다.
봉준호 감독은 2023년부터 심해를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을 준비해왔다고 밝혀왔다. 2026년 4월 2일 공개된 첫 프로모션 이미지와 함께 공식 제목 '앨리(Ally)'와 주인공의 정체가 공개됐다.
주인공 앨리는 남태평양 심해에 사는 새끼 피글렛오징어로, 수면 위로 올라가 야생 동물 다큐멘터리에 출연하는 꿈을 가지고 있다. 항공기 추락 사고가 앨리의 세상을 바꾸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작품은 총 제작비 700억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한국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한국 영화 전체 역사상 최대 제작비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국내 배급은 CJ ENM MOVIE가, 전 세계 배급은 소니 픽처스가 담당한다. 봉준호 감독이 직접 모든 스토리보드를 그렸으며, 영화 '잠'의 유재선 감독이 공동 각본으로 참여했다.
제작진 구성도 화려하다. '토이 스토리 4'와 '인사이드 아웃'에 참여한 애니메이션 감독 김재형, '슈렉' 시리즈 출신 총괄 프로듀서 데이비드 립먼, '클라우스'의 미술 감독 마르친 야쿠보프스키가 합류했다.
'인셉션'과 '듄'의 VFX를 담당했던 영국 CG 회사 DNEG가 3D 애니메이션 작업을 맡는다. 내년 하반기 극장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