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의향은 있지만 배우자를 찾지 못하는 미혼자들의 배경에 주거비 부담과 고용 불안정 등 사회구조적 요인이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 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공개한 '한국의 혼인 실태와 인식 변화' 보고서는 결혼 계획을 가지고 있으나 현재 배우자가 없는 만 19~49세 성인 1,251명을 조사한 결과를 담았다. 조사 대상자는 미혼, 이혼, 사별자를 모두 포함했다.
미혼 상태를 유지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서 응답자의 43.2%가 '적당한 상대를 찾지 못해서'라고 답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이어 '주거 비용 미마련'이 20.0%로 2위를 기록했고, '안정적 일자리 부재'가 19.5%로 3위에 올랐다. '다른 일에 더 열중하고 싶어서'라는 응답은 9.3%였다.
보고서 작성을 담당한 김은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적당한 상대를 찾지 못했다는 응답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개인의 선택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만남 기회 감소와 사회·경제적 조건이 복합적으로 얽힌 결과로 해석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기존 연구 결과를 보면 소득 수준이나 대기업 재직 여부 같은 경제적 자원이 이성 교제 가능성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며 "노동시장 불안정성과 소득 격차가 심화될수록 관계 형성 기회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결혼 상대 부재 현상을 개인 차원의 문제로 접근하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결혼 상대 부재 문제를 개인의 선택이나 인식 탓으로 돌리기보다 관계 형성 기회와 결혼 가능 조건을 제약하는 구조적 문제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정책 방향도 단순한 결혼 장려를 넘어 만남 기회 확대와 결혼 문턱 낮추기를 함께 추진하는 쪽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