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전설적인 캐릭터 미란다 프리슬리는 패션계의 거물 안나 윈투어를 모델로 했다는 것이 정설처럼 여겨져 왔다. 하지만 주연 배우 메릴 스트립이 밝힌 진짜 영감의 원천은 따로 있었다. 바로 할리우드의 거장 마이크 니콜스와 클린트 이스트우드다.
올해 76세인 메릴 스트립은 최근 '스티븐 콜베어의 레이트 쇼'에 출연해 미란다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해 두 감독의 특징을 조합했다고 털어놨다. 그녀는 미란다의 차분하면서도 위압적인 분위기를 두고 "만약 두 사람이 아기를 가졌다면 미란다 같았을 것"이라고 정의했다.
먼저 클린트 이스트우드로부터는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도 좌중을 압도하는 법을 가져왔다. 1995년 영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그와 호흡을 맞췄던 스트립은 "클린트는 절대 소리를 지르지 않는다. 그가 디렉팅을 하면 사람들은 무슨 말을 하는지 듣기 위해 몸을 앞으로 숙여야 했다"고 회상했다. 이러한 태도가 주변 사람들을 한시도 방심할 수 없게 만드는 미란다 특유의 긴장감을 만들어냈다.
또 다른 영감인 마이크 니콜스 감독에게는 특유의 '은근한 유머'를 차용했다. 스트립은 미란다가 내뱉는 가시 돋친 말들이 사실은 스스로도 재미있다고 느끼는 농담과 같다고 분석했다. 그녀는 "사람들은 미란다가 못됐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녀는 자기가 하는 말이 얼마나 냉소적이고 웃긴지 알고 있다"며 캐릭터에 숨겨진 입체적인 면모를 강조했다.
오는 4월 29일 개봉을 앞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에서도 메릴 스트립은 다시 한번 미란다 프리슬리로 돌아온다.
2006년 원작 이후 약 20년 만에 돌아오는 이번 속편에서 그녀는 세월에 맞춰 변화한 미란다의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일 예정이다. 앤 해세웨이, 에밀리 블런트 등 주요 출연진이 대거 합류한 가운데, 원작에서 앤드리아의 남자친구 역을 맡았던 에이드리언 그레니어는 이번 시즌 복귀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