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06일(월)

딸 지키려다 사위 손에 숨진 엄마, 병원 한 번 못갔다... '캐리어 시신' 사건의 비극

대구에서 발생한 이른바 '캐리어 시신' 사건 피해 여성이 사망 전 약 한 달 동안 폭행을 당하면서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존속살해와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된 사위 A씨(27)는 지난 2월부터 장모 B씨를 지속적으로 폭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가 "집안에서 시끄럽게 군다", "물건을 제대로 정리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를 들며 폭행을 이어갔다고 밝혔다.


B씨는 딸 C씨(26)가 혼인 직후인 지난해 9월부터 남편 A씨에게 폭행을 당하자 이를 보호하기 위해 대구 중구의 한 원룸에서 함께 생활하기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지난 2월 오피스텔형 원룸으로 이사한 뒤에도 세 사람은 함께 거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B씨가 폭행을 당하는 과정에서도 병원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으며 지난달 18일 주거지에서 1시간 넘게 이어진 폭행 끝에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대구지방법원에 도착하고 있다. 2026.4.2 / 뉴스1


경찰은 C씨가 A씨의 보복을 우려해 주변에 피해 사실을 알리지 못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A씨는 C씨에게 신고하지 말고 외부 연락도 받지 말라고 요구하는 등 행동을 통제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휴대전화 포렌식 등 추가 수사를 통해 범행 경위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계속 확인하고 있다. A씨에 대한 사건 송치는 오는 8일쯤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달 31일 대구 북구 칠성동 잠수교 인근에서 여행용 가방이 떠다닌다는 주민 신고가 접수됐고 경찰이 이를 수거하는 과정에서 가방 안에 담긴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은 시신 발견 당일 A씨와 C씨를 긴급 체포했다. 이후 A씨는 폭행 끝에 숨진 B씨의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담아 아내와 함께 신천변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됐으며 C씨 역시 시신 유기 과정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됐다.


31일 오전 10시 30분쯤 "신천에 수상한 캐리어가 있다"는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대구 북구 칠성동 잠수교 주변을 수색하고 있다. 경찰은 캐리어 안에서 여성 시신을 발견해 수사에 나섰다.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3.31/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