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식당을 운영하며 재혼 남편과 양아들을 돌봤지만, 암 투병 중 폭행을 당한 한 여성이 이혼을 결심하는 과정에서 남편의 충격적인 배신이 드러났다. 남편은 아내가 암 진단을 받자 몰래 혼인신고를 하고 재산을 자신의 아들에게 빼돌린 것으로 밝혀졌다.
3일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젊은 시절 이혼 후 홀로 딸을 키우며 해장국집을 운영해온 A씨의 사연이 공개됐다.
A씨는 딸이 지방 교대에 합격해 기숙사로 떠난 후 혼자 식당을 운영하던 중 단골손님과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그 남성 역시 이혼 후 초등학생 아들을 혼자 키우고 있었다.
남성의 지속적인 구애 끝에 A씨는 재혼을 결심했지만, 법적 혼인신고 없이 교회에서 조촐한 혼인예배만 올렸다.
하지만 남편 B씨는 뚜렷한 직업이 없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A씨에게 폭력을 행사하며 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A씨는 "두 번째 이혼이 싫어서 참고 살았다"며 "기존 집을 팔고 모은 돈을 더해 새 아파트로 이사할 때도 남편 요구대로 명의를 남편 앞으로 해줬다"고 털어놨다.
상황은 A씨가 유방암 진단을 받으면서 더욱 악화됐다. 수술과 항암치료로 심신이 지친 A씨에게 돌아온 것은 남편의 구박과 폭행이었다. 항암 부작용으로 이불에 구토했다는 이유로 피멍이 들도록 맞은 A씨는 결국 이혼을 결심했다.
그런데 이혼 관련 서류를 확인하던 A씨는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B씨와 법적 부부로 등록돼 있었던 것이다.
B씨는 아내가 암 진단으로 경황이 없던 틈을 타 몰래 혼인신고를 했다. 게다가 아파트를 자신의 아들에게 증여까지 한 상태였다.
A씨는 "어떤 것부터 바로잡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법무법인 신세계로 조윤용 변호사는 "혼인무효가 인정되려면 혼인 합의 없이 혼인신고만 이뤄진 경우여야 한다"며 "A씨는 재혼하면서 사실혼 관계로 지낼 의사가 있었기 때문에 혼인 의사가 없었던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조 변호사는 "남편이 재혼 당시 약속을 어기고 무단으로 혼인신고를 한 방법에는 문제가 있지만 혼인무효는 인정될 수 없다"면서도 "남편이 암투병 중인 A씨를 방치하고 폭행한 것은 유책 사유로 적용돼 이혼 소송에서 위자료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재산분할에 대해서는 "사실혼 관계에서 뒤늦게 혼인신고를 해 법률혼 부부가 된 경우라도 사실혼 기간과 법률혼 기간 전체를 합산해 재산분할이 정해진다"며 "재혼 후 재산형성 과정에서 A씨의 기여가 남편보다 절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재산분할 비율 50% 이상도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다"고 했다.
양아들에게 넘어간 아파트에 대해서는 "남편 명의이지만 재혼생활 중 취득한 후 부부가 함께 거주했던 부부 재산으로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조 변호사는 "남편이 아들에게 증여해 자신 명의 재산을 없애버려 A씨가 재산분할을 받을 수 없게 된다면 사해행위 취소 소송을 통해 증여 재산을 남편 앞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사해행위 취소 소송은 사해행위를 안 날로부터 1년 또는 처분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5년 이내에 제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