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위기설'로 인해 크게 고생해온 롯데건설이 각고의 노력 끝에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회사는 2025년 사업보고서에서도 이 부분을 강조했다. 부채비율 하락, 원가율 개선,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신용보강 축소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2025년 연결 매출은 7조9099억원, 영업이익은 1054억원으로 집계됐다. 부채비율은 2024년 말 196%에서 2025년 말 186.7%로 낮아졌고, 유동비율도 112%에서 120%로 올랐다. PF 신용보강 규모도 줄었다. 2023년 말 5조6361억원에서 2024년 말 4조1608억원, 2025년 말 3조6021억원으로 2년 연속 감소했다.
그런데 사업보고서 숫자를 들여다보면 '다른 흐름'이 보인다. 공사 중 손실 부담으로 읽힐 수 있는 항목은 줄었지만, 공사 완료 뒤 정산 단계에서 반영되는 부담은 크게 늘었다. 공사손실충당부채 전입은 2024년 718억4100만원에서 2025년 187억9600만원으로 줄었다.
반면 준공충당부채 전입은 같은 기간 554억3700만원에서 무려 2363억300만원으로 급증했다. 2025년 말 준공충당부채 잔액은 1351억원으로, 전년도 말(703억원)의 두 배 수준이다.
롯데건설은 "준공충당금은 미정산 기성분에 대해 회수 가능성을 파악해 쌓는 금액으로, 사업별·현장별 원인이 다르다"고 밝혔다. 이어 "원자재 비용 상승이 전 현장에 공통으로 작용한 요인"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충당금 설정액 중 '원자재 상승분'만 별도로 구분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회사 설명대로 준공충당금이 미정산 기성분의 회수 가능성을 따져 쌓는 금액이라면, 2025년 준공충당금 증가는 '철근값이 올라서'라는 한 줄로 정리하기는 어렵다. 공사를 마친 뒤에도 정산이 끝나지 않은 금액이 남아 있고, 그 돈을 얼마나 회수할 수 있을지를 현장별로 따져 비용 부담을 반영한 결과에 가깝다.
이 대목은 2025년 실적을 단순한 원가 상승 문제로만 보기 어렵게 만든다. 원가 상승은 외부 변수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공사를 마친 뒤에도 정산이 매끄럽게 끝나지 않고, 회수 가능성을 따져 별도 충당을 쌓아야 하는 구조라면 문제의 성격은 달라진다. 무게중심이 '공사비가 올랐다'에서 '공사비를 더 투입하고도 그 돈을 얼마나 받아낼 수 있느냐'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건설업 회계에서 공사 관련 충당부채 전입은 통상 공사원가로 반영된다. 준공충당부채 전입 2363억300만원이 원가에 반영된 해라는 점에서, 1054억원의 영업이익은 '해석'이 필요한 숫자다.
롯데건설이 2026년에는 관련 수치가 완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구조를 전제로 한다. 원가 상승분이 현장에서 정산되고, 미정산 기성분 회수 불확실성이 줄어야 숫자도 가벼워질 수 있다.
물론 그간 '리스크'로 지적됐던 부채비율, PF 문제 등은 나아졌다. 회사는 자신 있게 "재무지표가 개선됐다"라고 할 만하다. 그러나 2025년 사업보고서에서 더 눈에 띄는 숫자는 부채비율보다 준공충당부채 전입액이다. 공사를 끝내고도 아직 정산이 끝나지 않은 금액과 그 회수 가능성에 대한 판단이 준공충당부채 전입 2363억300만원에 반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