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이른바 '의료 쇼핑'으로 불리는 과도한 외래진료에 대한 제동이 더욱 강력해진다. 연간 병원 방문 횟수가 300회를 넘어서면 진료비의 90%를 환자 본인이 직접 부담해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고 2일 밝혔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건강보험의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고 무분별한 의료 이용을 막기 위한 결정이다.
현재는 연간 외래진료 횟수가 365회를 초과할 때만 90%의 본인부담률을 적용하고 있지만, 내년 1월 1일부터는 그 기준이 300회로 한층 강화된다. 통상적인 의원급 외래진료 시 본인부담률이 3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기준 초과 시 진료비 부담이 3배가량 급등하게 되는 셈이다.
우리나라의 외래진료 이용량은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다. 2023년 기준 국내 국민 1인당 연평균 외래진료 횟수는 18회로, OECD 평균인 6.8회보다 2.8배나 많다.
실제로 매년 2000명이 넘는 인원이 1년 365일보다 많은 횟수로 병원을 찾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60대 이상의 고령층인 것으로 파악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불필요한 의료쇼핑을 방지하고 합리적 의료이용을 유도하기 위해 기준을 강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의학적으로 빈번한 내원이 불가피한 이들을 위한 예외 조항은 유지된다. 어린이와 임산부, 중증·희귀질환자 등 산정특례 대상자가 해당 질환으로 진료를 받을 때는 강화된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 외에도 의학적 필요성이 인정되는 중증장애인 등은 별도의 심의를 거쳐 본인부담 차등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한편 이번 개정안에는 직장가입자의 편의를 위한 행정 절차 개선안도 포함됐다. 보수월액 산정 자료의 통보 기한을 3월 말까지로 연장하고, 정산 보험료의 분할납부 횟수를 기존 10회에서 12회로 늘리는 등 보험료 납부 부담을 완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제도들은 이르면 오는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