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03일(금)

기형 나타날 위험 크다는데... 임산부, '순대 간' 먹어도 괜찮나요?

임신부가 순대나 간 요리를 먹을 때 주의해야 할 이유가 있다. 비타민 A 과다 섭취로 인한 태아 기형 위험 때문이다.


비타민 A는 태아의 시각 발달과 면역 체계 형성, 세포 분화에 꼭 필요한 영양소다. 하지만 지용성 비타민인 특성상 체내에 쌓이기 쉽고, 너무 많이 섭취하면 독성을 일으킨다. 일반인의 경우 두통, 어지러움,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만, 임신부에게는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산부인과 전문의는 임산부가 비타민 A를 과량 섭취하면 태아의 중추신경계, 심장, 안면 부위에 선천성 기형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비타민 A 독성은 주로 동물성 식품 섭취나 고용량 영양제 복용 시 나타난다. 동물성 식품에는 완성형 비타민 A인 레티놀이 들어있어 체내 흡수율이 높다. 반면 식물성 식품의 베타카로틴은 필요한 만큼만 비타민 A로 전환되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전문의는 "베타카로틴은 비타민 A가 부족한 양만큼만 전환되기 때문에 과다 섭취 위험이 적다"며 "임산부는 가능한 한 식물성 식품을 통해 비타민 A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특히 소간이나 돼지간은 비타민 A 함량이 극도로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미국 농무부(USDA) 자료에 따르면, 익힌 소간 100g에는 7740µg, 익힌 돼지간 100g에는 5400µg의 비타민 A가 함유되어 있다. 이는 임신부 일일 상한 섭취량인 3000µg RAE(약 1만 IU)를 한 끼 식사로도 초과할 수 있는 수준이다.


전문의는 "한 끼에 먹는 간의 양만으로도 임신부 비타민 A 일일 상한 섭취량을 넘을 수 있어 임신 중에는 섭취를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신 생당근 100g에 들어있는 835µg 정도의 비타민 A를 함유한 당근, 시금치 등 채소 중심의 균형 잡힌 식사를 권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비타민 A 과다 섭취 위험은 음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레티놀 성분이 포함된 화장품도 주의 대상이다. 전문의는 "레티놀 화장품을 고용량으로 장기간 사용할 경우 피부를 통한 전신 흡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화장품의 경우 식품 대비 흡수량은 적지만, 임신 초기 안전성에 대한 충분한 근거가 부족해 예방 차원에서 사용을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여드름 치료용 경구 레티노이드는 명확한 기형 유발 위험이 확인되었으므로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된다.


비타민 A 섭취에 가장 주의해야 하는 시기는 태아의 주요 장기가 만들어지는 임신 3~8주다. 


하지만 실제 임신을 인지하는 시점을 감안하면, 임신 계획 단계부터 최소 12주까지는 고함량 비타민 A 영양제, 간 요리, 레티놀 함유 제품 사용을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