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마약왕'으로 불리는 박왕열(48)이 지적장애인을 운반책으로 이용해 대량의 필로폰을 국내로 밀반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28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박 씨는 생활고를 겪던 지적장애 남성에게 돈을 주고 마약 운반을 맡겼다. 해당 남성은 군 복무 중 지능지수(IQ) 50 수준의 경도 지적장애 판정을 받고 전역한 이력이 있는 취약계층이었다.
판결문에 적시된 내용을 보면 이 남성은 2024년 6월 필리핀으로 건너가 현지 숙소에서 필로폰 약 1,480g을 건네받았다.
이는 약 4만 9,0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시가 1억 4,800만 원 상당에 달한다. 남성은 이튿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마약을 전달한 대가로 고작 2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박 씨의 범행 수법은 치밀하고 대담했다. 2024년 6월에는 공범을 시켜 필로폰 1.5kg을 커피 봉투에 숨겨 들여왔고, 7월에는 외국인을 동원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필로폰 3.1kg이 담긴 캐리어를 김해공항으로 밀수했다.
2019년부터는 국내 소화전과 우편함 등을 활용해 서울과 부산, 대구 일대에 마약을 뿌렸다. 현재까지 확인된 유통 규모는 필로폰 4.9kg, 엑스터시 4,500여 정 등 시가 30억 원 규모다.
지난 25일 강제 송환된 박 씨는 경찰의 간이 시약 검사에서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왔으며 조사 과정에서 투약 혐의를 인정했다.
박 씨는 과거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혐의로 현지 교도소에 수감된 상태에서도 텔레그램을 통해 국내 마약 시장을 진두지휘해 왔다.
이번 송환은 지난 3월 한-필리핀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마르코스 대통령에게 직접 임시인도를 요청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수사 당국은 박 씨를 상대로 추가 공범과 범죄 수익의 흐름을 집중 추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