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제 없이는 견디기 힘든 극심한 생리통과 생리 기간 외에도 지속되는 골반 통증을 겪고 있다면 자궁내막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매년 증상이 악화되는 느낌이 든다면 더욱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자궁내막증은 20~40대 여성들이 특히 경계해야 할 질환으로 지목된다. 이 질환은 증상이 점진적으로 나타나고 일반적인 생리통과 구별하기 어려워 정확한 진단을 받기까지 평균 7년 이상 소요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자궁내막은 자궁 내부에 위치한 조직으로, 생리 주기에 따라 두꺼워졌다가 임신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생리혈과 함께 체외로 배출된다. 자궁내막증은 이러한 자궁내막 조직이 본래 위치인 자궁이 아닌 난소, 나팔관, 복막 등 다른 부위에 자리 잡는 질환이다.
이렇게 잘못된 위치에 생긴 조직은 본래 자궁내막과 동일한 특성을 가져 생리 주기에 맞춰 두꺼워지고 출혈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하지만 자궁 외부에 위치한 이 조직에서 발생한 혈액은 질을 통해 배출될 수 없어 체내에 그대로 남게 된다. 이로 인해 생리 때마다 염증과 심한 통증, 장기 간 유착 등의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자궁내막증으로 인한 통증은 일반적인 생리통과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강도가 심해지며, 진통제를 복용해도 효과가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생리 기간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골반 부위에 통증이 지속되고, 장이나 방광 근처에 병변이 형성되면 생리 중 배뇨 시 통증을 경험하기도 한다. 또한 자궁내막증 환자의 30~50%에서 난임 문제가 함께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궁내막증은 가임기 여성 10명 중 1명 정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서은주 세란병원 산부인과 과장은 "평균 진단 연령은 30대 초반이지만, 최근에는 20대 초반에서도 발병이 늘었다"며 "초경이 빠른 경우, 생리 기간이 길 경우, 생리량이 많은 경우 자궁내막증 위험이 높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 과장은 "자궁내막증은 단순 생리통으로 방치하는 경우가 많지만, 진행되면 난소 기능 저하, 난임, 골반 장기 유착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며 "생리통이 점점 심해지는 경우, 진통제 없이는 생리 기간을 버티기 어려운 경우, 성관계 시 통증, 임신이 잘 되지 않는 경우에는 산부인과 진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