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27일(금)

이란 전쟁에 잘 나가던 '세계 명품 업계' 비상걸린 이유

중동 전쟁 여파로 세계적인 명품 쇼핑 허브로 자리잡은 두바이의 럭셔리 시장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전쟁 발발 이후 두바이 지역 명품 매출이 40% 가까이 급락하면서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비상 상황에 직면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연간 1억 명이 방문하는 두바이몰의 고객 수가 중동 전쟁 이후 크게 감소했다.


두바이몰 내 대표적인 백화점인 블루밍데일스는 전쟁 발발 후 첫 3주 동안 방문객이 전쟁 직전 동기간 대비 45% 줄어들었다. 같은 지역 하비니콜스백화점 역시 방문객이 57% 급감하는 등 쇼핑몰 전체가 한산해졌다.


두바이 블루밍데일스 / GettyimagesKorea


명품 매출 감소폭은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FT에 따르면 이탈리아 명품업체 3곳이 자국 정부 관계자와의 비공개 회의에서 "두바이 지역 매출이 전쟁 직전과 비교해 35~40%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란의 걸프 국가 보복 공격 우려로 두바이를 찾는 해외 관광객과 현지 부유층의 쇼핑 활동이 크게 위축된 결과로 분석된다.


물류 차질도 명품업계의 고민을 가중시키고 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 우려로 유럽 명품업체들은 오만과 사우디아라비아 항구를 경유해 두바이로 상품을 운송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배송 지연이 평상시보다 10일 늘어났고, 컨테이너당 최대 5000달러(약 750만원)의 전쟁 할증료까지 부담해야 한다. 한 명품업체 관계자는 "악몽 같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동안 중국과 유럽 시장의 명품 소비 둔화 속에서 두바이는 글로벌 명품업계의 핵심 성장 동력 역할을 해왔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글로벌 명품 시장에서 중동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에 달한다. 특히 리치몬트, 제냐,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등 중동 사업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GettyimagesKorea


모건스탠리는 "리치몬트와 제냐 등 중동 매출 비중이 8~9%를 차지하는 기업들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명품 시장 위축은 두바이가 속한 아랍에미리트(UAE) 경제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FT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도소매업이 UAE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9%에 이른다.


오일머니와 관광산업을 바탕으로 중동 최대 럭셔리 허브로 성장한 두바이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예상치 못한 시련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