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연안에서만 서식하는 멸종위기종 남방큰돌고래를 보호하기 위한 대규모 모금 캠페인이 시작된다.
26일 제주도가 고향사랑기부제를 활용해 2억원 규모의 기부금을 모집하고, 기존 추적형 관광에서 생태관광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캠페인의 배경에는 폐어구에 온몸이 묶인 채 죽음 직전까지 갔던 새끼 남방큰돌고래 '쌘돌이'의 극적인 생환이 있다.
지난해 12월 그물망에 감긴 상태로 발견된 쌘돌이는 87일간의 사투 끝에 스스로 그물을 벗어나 바다로 돌아갔다. 인간이 만든 바다의 덫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쌘돌이의 사례는 제주가 돌고래 보호에 나서는 이유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제주도는 '국제멸종위기종 남방큰돌고래 보호에 동참해 주세요!'라는 명칭으로 지정기부 사업을 진행한다. 이 사업은 서식지 보호와 생태관광 전환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제주 연안에는 약 120마리의 남방큰돌고래만이 남아 있다. 이들은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돼 있지만, 돌고래를 가까이서 보려는 관광 선박들의 근접 운항으로 인해 서식 환경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도는 관광 방식의 근본적 변화를 추진한다. 바다에서 돌고래를 쫓아다니는 기존의 '추적형 관광' 방식을 버리고, 육상에서 조용히 관찰하는 '생태관광'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모금된 기부금은 대정읍 영락리와 신도리 일대에 돌고래 전망대를 조성하고 생태관광 포토존 등 관찰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사용된다. 돌고래의 생활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누구나 제주 바다의 생태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제주도는 이번 사업을 통해 남방큰돌고래 서식지 보호, 제주 바다 생태계 회복, 제주만의 차별화된 관광 콘텐츠 확보라는 세 가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종수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제주 연안의 남방큰돌고래는 제주 바다를 대표하는 해양보호생물"이라며 "도민과 국민이 함께 참여하는 고향사랑기부를 통해 지속가능한 생태관광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고향사랑기부는 '고향사랑e음', '웰로', NH올원뱅크, KB스타뱅킹 등 온라인 플랫폼과 전국 농·축협, 농협은행 창구에서 참여 가능하다. 주소지가 아닌 지방자치단체에 연간 2000만원까지 기부할 수 있으며, 세액공제와 답례품 혜택도 받을 수 있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2023년 4월 19일부터 선박을 이용한 돌고래 관찰 시 과도한 접근이나 규정 속도 초과 등 돌고래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위반 시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선박을 이용해 돌고래를 관찰할 때는 돌고래와의 거리에 따라 선박 속력이 제한되며, 돌고래 무리 300m 이내에 3척 이상의 선박이 동시에 접근하는 것도 금지된다. 돌고래가 있는 곳 반경 50m 이내로는 선박 접근이 불가하며, 관광 중 돌고래를 만지거나 임의로 먹이를 주는 행위도 금지된다.
제주도는 2023년 3건, 2024년 1건 등 총 4건의 신고를 접수해 과태료를 부과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