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26일(목)

도쿄 국회 앞 점령한 '응원봉 물결'... 한국 시위 문화가 일본 거리를 밝게 물들였다

일본 도쿄 국회의사당 앞에서 평화헌법 수호를 외치는 시민들의 집회가 열린 가운데, 시위자들의 손에 든 응원봉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5일 밤, 거리에 모인 시민들은 비가 내리는 궃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주최 측 추산 2만 4천여 명이 모여 "개헌 반대! 전쟁 반대!"를 외쳤다. 


시위 참가자들은 BTS와 뉴진스 등 K팝 아이돌의 응원봉을 들고 어두운 거리를 형형색색으로 채웠다. 


엑스 'shintayabe_257'


이 풍경은 마치 2024년 말, 한국의 민주주의를 뒤흔들었던 12·3 비상계엄 당시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의 밤을 연상케 했다. 


당시 한국 시민들이 촛불을 대신에 들었던 응원봉이 이제 국경을 넘어 일본 시민들에게도 저항과 연대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모습이다. 


일본은 현재 헌법 9조, 이른바 '평화헌법'의 개정을 두고 거센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다. 


전쟁 포기와 전력 보유 금지를 명시한 현행 헌법에 자위대의 존재를 명기하려는 자민당의 움직임이 '전쟁 가능한 국가'로의 회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자민당이 개헌선 의석을 확보한 이후, 일본 시민들의 위기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엑스 'clp_jpn'


눈길을 끄는 대목은 시위에 참가한 일본 시민들은 응원봉과 키세스단으로 대표되는 지난 2024년말 한국의 윤석열 정권 퇴진 운동을 통해 영감을 얻고 있다는 점이다. 


시위에 참여한 한 일본 시민은 자신의 SNS에 과거 한국 시위 현장의 사진을 공유하며 "단 몇 시간,  게다가 이쪽은 봄의 따뜻한 비다. 이때 한국 사람들(키세스단) 멋있었다"고 했다.ㅣ 


그는 "한국 사람들이 끈질기게 정말 민주주의를 되찾았다"며 "몸이 건강하게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가급적 시위에 참가하자"고 독려했다.


현지 언론인 허핑턴포스트 재팬 역시 이러한 현상을 집중 조명했다.


매체는 2024년 당시 한국에서 일어난 윤석열 전 퇴진운동을 거론하며 "2024년 말 한국의 대통령 퇴진 요구 시위에서 상징적 존재가 된 응원봉을 사용한 항의가 일본에서도 확산되기 시작했다"고 했다. 


인스타그램 'wewantourfuturejp'


매체는 이어 "시위에서 사용하는 응원봉에는 바람이 불어도 꺼지지 않는 항의 의사의 상징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전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평화헌법의 가치를 강조하는 한편, 미국의 전쟁 정책에 동조하는 정부의 행보에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에서 시작된 응원봉 시위 문화가 일본의 정치적 갈등 현장으로 옮겨온 가운데, 개헌을 둘러싼 일본 내 찬반 대립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