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꽃가루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밤마다 계속되는 마른기침을 단순 감기로 여기다가는 천식을 놓칠 수 있다는 전문가 경고가 나왔다.
천식은 기관지에 만성 염증이 발생해 기도가 좁아지면서 호흡 곤란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지만 기도 과민 반응으로 인한 호흡 곤란과 쌕쌕거리는 소리가 함께 나타나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마른기침이 8주 이상 이어진다면 천식의 초기 신호로 봐야 한다. 봄철에는 꽃가루와 미세먼지 등 호흡기 자극 요인이 증가해 증상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천식은 알레르기 체질이나 아토피 같은 유전적 요인, 집먼지 진드기·꽃가루·동물 털·대기오염 등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주요 증상으로는 기침, 호흡곤란, 쌕쌕거림(천명음) 등 3가지가 꼽힌다.
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손경희 교수는 "알레르기 등 기저질환이 없거나 증상이 경미한 초기에는 단순 감기로 오인하기 쉽다"며 "천식은 감기와 발병 기전과 치료법이 완전히 다른 질환으로, 기관지 염증이 장기간 반복되면서 기도가 예민해지고 외부 자극에 과민 반응하는 만성 염증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천식의 대표적 특징 중 하나는 밤이나 새벽 시간대에 기침이 심해지는 '야간 기침'이다. 낮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는 취침 시간이나 새벽에 기침이 반복돼 잠에서 깨는 경우가 많다. 기도가 좁아진 상태에서 공기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한번 기침이 시작되면 쉽게 멈추지 않는 특징도 보인다.
손경희 교수는 "감기가 나은 후에도 마른기침이 4주 이상 지속되거나 찬 공기, 운동 등으로 증상이 악화된다면 병원에서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폐기능 검사로 기도 좁아짐 정도를 확인하고, 필요시 알레르기 피부단자검사 등을 통해 원인 항원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천식은 장기간 관리가 필요한 만성 호흡기 질환으로 완치는 어렵지만,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증상 조절과 악화 방지가 가능하다.
손경희 교수는 "천식을 자주 걸리는 감기 정도로 생각해 방치하면 기도 구조가 변하는 '기도 재형성'이 나타날 수 있다"며 "기도 벽이 두꺼워지거나 통로가 좁아져 호흡 곤란이 심해지고 치료 반응이 떨어지며, 심한 경우 갑작스러운 천식 발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요 치료법으로는 기관지 염증을 억제하는 흡입형 스테로이드 약제, 염증 조절 경구 약물, 중증 천식 환자 대상 생물학적 제제 등이 활용된다. 증상이 완화됐다고 해서 임의로 약물 복용을 중단하면 염증이 재발할 위험이 높다.
손경희 교수는 "환자마다 천식을 유발하는 자극 물질이 다르기 때문에 원인 항원을 파악해 피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라며 "천식은 치료와 관리에 따라 호전되거나 악화될 수 있는 질환으로 증상이 없어도 혈압·혈당 관리처럼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꽃가루와 미세먼지 등 호흡기 자극 요인이 늘어나는 봄철에는 증상 악화 위험이 커진다. 외출 후 손과 얼굴을 깨끗이 씻어 꽃가루 노출을 줄이고,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착용하며 야외 활동을 최소화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