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25일(수)

법원 "나무위키, 오류·과장 있어도 맥락 맞다면 위법 아냐"

이용자들이 직접 참여해 작성하고 수정하는 인터넷 백과사전 '나무위키'에 일부 오류나 과장이 있더라도 전체 맥락상 사실에 부합한다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지난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민사13부(문광섭 부장판사)는 지난 1월 A 학교법인이 나무위키 운영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A 학교법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패소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A 법인이 운영하는 B 고등학교 나무위키 문서에는 2018년 학내에서 발생한 스쿨미투 사건을 비롯해 전 이사장의 사학비리 논란, 교사 부당해고 및 자녀 채용 의혹, 재학생에 대한 고소 및 협박 논란, 사학비리를 비판한 시민을 상대로 한 1억 원 규모 민사소송 제기 등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다.


나무위키


B 학교 측은 2022년 10월 나무위키에 해당 게시물의 잠정 삭제 등 임시조치를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이에 A 법인은 "게시물로 인해 사회적 가치가 훼손됐다"며 500만 원의 손해배상과 판결 송달일로부터 3일 이내 게시물을 삭제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 법원은 게시물의 불법성이 명백하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가치중립적 성격을 띠고 있어 A 법인이 구체적인 피해를 입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B 학교 운영의 부적절함이나 A 법인 운영자의 도덕적 흠결을 지적하는 취지"라며 "교육기관의 특성상 운영자의 도덕성은 매우 중요하고,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익적 목적으로 게시됐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1심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특히 자유로운 토론과 의견 표명에 관한 표현의 자유가 폭넓게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재판부는 "내용 중에는 특정인의 입장에서 공개되기를 원하지 않거나 다소 부정확한 내용, 경우에 따라선 일정한 사실을 기초로 하되 의혹 제기나 의견 표명이 혼재된 내용 등이 포함되기도 하나, 자유로운 토론과 성숙한 민주주의를 위해 특정 사실 및 이에 대한 의견표명 등에 관한 표현의 자유가 넓게 보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이어 "의견 표명과 공개 토론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잘못되거나 과장된 표현을 피할 수 없는 면이 있는 점, 지식정보의 자유로운 공유, 해명과 반박 등을 통한 시정 가능성, 글을 읽는 독자들의 인식과 이해의 정도 등을 두루 감안할 때 게시물의 위법성을 쉽사리 인정할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