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24일(화)

같은 약인데 2배 가격... 건보 재정 흔드는 '복제약'

건강보험 약품비가 진료비 증가율을 웃돌며 보험 재정에 부담을 키우고 있다. 


복제약은 특허가 끝난 오리지널 의약품과 같은 성분으로 만들어져 연구개발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더 저렴하게 판매되는 것이 원칙이다. 실제로 많은 국가에서는 복제약이 의료비 절감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다른 나라들과 달리 복제약 가격이 높게 책정돼 있다. 이로 인해 약품비 증가 속도도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지난 23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급여의약품 지출현황에 따르면, 2024년 건강보험 약품비는 27조 662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26조 1966억 원 대비 5.6%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전체 진료비 증가율은 4.9%로, 약품비 증가율이 0.7%포인트 더 높았다. 병원비보다 약값이 더 빠르게 오르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약품비 증가는 구조적인 요인에서 비롯된다. 항암제와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 등 만성질환 치료제가 전체 약품비의 40.4%를 차지하며 지출 확대를 이끌고 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관련 치료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는 상황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국제 비교에서도 한국의 의약품 지출 비중은 높은 수준이다. 경상의료비 중 의약품 지출 비중은 19.4%로 OECD 평균(14.4%)보다 5.0%포인트 높다. 미국(12.4%), 독일(13.7%), 프랑스(12.9%) 등 주요국과 비교해도 약품비 비중이 큰 편이다.


특히 복제약 가격 문제가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미국 랜드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복제약 가격은 미국의 1.9배, OECD 평균의 2.17배 수준이다. 동일한 성분의 약임에도 한국에서는 더 높은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구조는 개인 의료비 부담을 키우는 동시에 건강보험 재정에도 부담을 준다. 국민 보험료로 운영되는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뉴스1


한편 정부는 13년 만에 약가제도 개편에 나서 신규 복제약 가격을 오리지널 대비 53.55%에서 40%대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제약업계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정책 실효성 확보가 관건으로 꼽힌다. 업계 저항을 넘고 제도 개편이 실제 효과를 낼 수 있을지가 향후 건강보험 재정 안정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