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국내 영화 역사상 최고 매출 기록을 갈아치우며 제작진과 투자사들의 수익 분배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왕과 사는 남자'는 3월 20일부터 22일까지 7주차 주말 3일간 79억 6118만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누적 매출액 1425억 2322만원을 달성했다. 이는 기존 최고 흥행작이었던 '극한직업'의 최종 매출액 1396억 5841만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순제작비 105억원 대비 극장 수익률은 1357%에 달한다.
1425억원에 이르는 티켓 매출에서 부가가치세 10%(143억원)와 영화발전기금 3%(43억원)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이 극장과 투자·배급사 간 분배 대상이다.
업계 관례상 투자사 몫은 50~55% 수준으로 약 620억원 규모다. 배급수수료 10%(62억원)와 제작비를 차감한 후 남은 수익은 지분 비율에 따라 제작사와 투자사에 4대 6 비율로 나뉜다.
제작사는 181억원, 투자사는 272억원을 가져가게 된다. 이는 홍보마케팅 비용을 제외한 순제작비 기준으로, 영화의 장기 흥행에 따라 총제작비는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181억원의 제작사 수익은 설립 2년차 신생업체인 온다웍스가 공동제작사 비에이엔터테인먼트와 나눠 갖는다.
272억원의 투자 수익은 메인 투자사 겸 배급사인 쇼박스가 지분에 따라 자사 및 하위 투자자들에게 재분배한다. 공동제공사로는 10억원을 투자한 IBK기업은행을 비롯해 KC벤처스, 넥스트지인베스트먼트, 미시간벤처캐피탈, 솔트룩스벤처스, 스마트스터디벤처스 등 벤처캐피탈들이 참여했다.
쇼박스는 IPTV·OTT 등 2차 판권 매출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 작품의 소재 특성상 해외 판권 수익은 제한적이지만, 다른 부가 사업에서는 의미 있는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박지훈(이홍위 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팬덤이 작품 전체로 확산되면서 최근 공식 MD(굿즈) 판매도 시작됐다. 기존 극장 체인 중심 유통이 아닌 쇼박스가 커머스 플랫폼과 협업한 D2C(직접판매) 방식으로 진행되어 매출 기여도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쇼박스는 메인 투자사이자 배급사로서 극장 매출에서만 배급수수료 포함 약 200억원을 벌어들인 데 더해 부가 수익까지 확보하며 '왕과 사는 남자' 흥행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출연진 중에서는 유해진이 가장 많은 수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 흥행 시 주연 배우에게는 성과와 연동된 러닝 개런티가 지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러닝 개런티는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관객수에 따라 제공되는 성과급으로 기본 계약금과는 별개다.
러닝 개런티 비율은 계약마다 다르며, 최근 영화 시장의 불확실성 증가로 상당수 배우들이 확정 개런티(고정 출연료)를 선택하는 추세다.
일부 배우는 제작 지분을 걸고 수익을 배분받는 지분 계약을 체결하기도 한다. '왕과 사는 남자'의 경우 유해진을 제외한 대부분 배우가 최초 계약금 형태로 출연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항준 감독은 알려진 것과 달리 러닝 개런티를 받지 않는다. 감독은 대체로 지분 계약으로 참여하며, 장 감독도 동일한 조건으로 '왕과 사는 남자'에 참여했다.
다만 이번 영화에 대한 그의 제작 지분은 크지 않다는 후문이다. 장 감독은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서 "이렇게 (영화가 잘) 될 줄 모르고 지분을 아주 조금 걸어놨다"며 "생각만 해도 너무 아깝다. 내가 비보 사옥 앞에 큰 건물을 지을 수 있었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농담을 던졌다.
제작사 측은 개인 계약과 무관하게 이번 흥행 수익을 함께 나누겠다는 방침이다. 임은정 온다웍스 대표는 앞서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왕과 사는 남자'는 내가 다 가져가는 구조가 아니라 나눠서 받는 구조다. 함께한 사람들에 대한 보상을 생각하고 있다"며 "아직은 추상적인 단계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인센티브는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4일 국내 개봉한 '왕과 사는 남자'는 1457년 청령포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 엄흥도(유해진)와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 단종 이홍위의 이야기를 그린 팩션 사극이다. 개봉 31일째인 지난 6일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이 영화는 22일까지 1475만 7122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흥행작 3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