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23일(월)

"하늘에선 배 안 고프길"... 구치소 있던 '울산 4남매' 엄마, 장례식장에서 오열했다

울산에서 30대 아버지가 미성년 자녀 4명과 함께 숨진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이들의 발인식이 지난 22일 오후 엄수됐다.


뉴스1에 따르면 이날 오전 울산 지역 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된 발인식에는 유족들이 참석해 마지막 작별을 고했다. 


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4남매의 어머니 A씨도 일시적으로 석방돼 상복을 입고 장례식장에서 오열했다.


일가족 5명이 숨진 울산 울주군의 한 빌라 현관문 / 뉴스1


영정사진에는 막내를 안고 있는 아버지와 세 자매가 함께 웃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제단에는 아이들이 평소 좋아했던 과일과 막내를 위한 젖병, 아버지가 즐겨 마시던 커피 음료가 놓여 있었다.


A씨는 "아이들이 어려운 형편에서도 밝고 착하게 자랐는데, 밥 한 끼 제대로 못 챙겨주고 이렇게 보내 가슴이 아프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하늘나라에서는 배 안 고프고 맛있는 거 많이 먹고 하고 싶은 거 다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오후 4시40분경 울산 울주군의 한 빌라에서 30대 남성 B씨와 그의 자녀 4명이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부검 결과 사망 원인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밝혀졌다.


사망한 아이들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만 7세 첫째와 4세, 2세 미취학 아동, 그리고 지난해 겨울 태어난 생후 5개월 막내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첫째가 3일간 학교에 나오지 않자 담임교사가 신고했고, 경찰이 현장을 확인하면서 사건이 드러났다.


특별한 직업이 없던 B씨는 지난해까지 보험회사에서 근무하던 아내가 범죄 연루로 수감되면서 이후 별다른 소득 없이 홀로 4명의 자녀를 키우며 경제적 곤란을 겪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지난해부터 울주군으로부터 긴급생계지원비와 주거비 등의 도움을 받았고, 기초생활수급자 등 추가 복지 혜택에 대한 안내를 받았으나 별도 신청은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유서 내용과 현장 상황, 부검 결과 등을 종합해 B씨가 생활고를 비관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B씨가 사망한 점을 감안해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무원이 위기 상황을 포착했을 때 당사자의 서면 동의 없이도 금융정보 제공을 통해 기초생활보장급여를 직권으로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해당 공무원에게는 적극 행정을 통해 면책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