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정세 불안으로 코스피가 급락한 이달 초, 신용융자를 활용한 개인투자자들의 손실 규모가 급격히 확대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20대 소액 투자자들의 경우 신용융자 사용으로 인한 손실률이 일반 투자자 대비 3배 이상 증가해 청년층의 레버리지 투자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22일 금융권과 금융당국 자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 2곳의 개인투자자 종합 계좌 약 460만개를 분석한 결과 이달 9일까지 신용융자를 이용한 개인투자자의 계좌별 평균 수익률은 -19.0%를 기록했다. 이는 신용융자를 사용하지 않은 투자자의 수익률 -8.2%보다 2.3배 낮은 수준이다.
연령별 분석 결과 60대 신용융자 투자자의 수익률이 -19.8%로 가장 큰 손실을 기록했다. 20대와 30대는 각각 -17.8%, -18.2%로 상대적으로 손실 폭이 작았다.
하지만 신용융자 미사용 투자자와의 손실률 격차는 젊은 연령층에서 더욱 벌어졌다.
30대의 경우 신용융자 미사용 계좌 수익률이 -6.6%로 전 연령대 중 가장 양호했으나, 신용융자 사용 시 손실률이 2.8배 확대됐다.
20대 역시 미사용 계좌 수익률 -6.7% 대비 신용융자 사용 시 손실률이 2.7배에 달했다. 반면 50대는 이 격차가 1.9배에 그쳤다.
소액투자자의 경우 신용융자 사용에 따른 손실률 격차가 더욱 심각했다. 투자금 1천만원 미만 신용융자 사용 계좌의 수익률은 -20.7%로, 미사용 계좌 -7.5% 대비 2.8배의 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20대 소액 투자자는 신용융자 사용 시 손실률이 3.2배로 확대돼 가장 큰 차이를 나타냈다.
이러한 현상은 20대 투자자들이 신용융자를 통해 특정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몰빵 투자' 성향이 강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22년 강세장에서도 유사한 패턴이 관찰됐다. 당시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개인투자자 신용융자거래 현황과 특징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신규·저연령·소액투자자의 신용 거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고, 분산투자 수준도 더 낮게 나타난다"고 분석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연령층과 달리 청년 소액 투자자는 단기적으로 더 공격적인 투자를 하면서 신용융자 미사용 투자자 대비 손실 폭이 더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현재 신용융자 규모가 시가총액의 0.6%(지난 6일 기준) 수준으로 시장 전반의 불안으로 확산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증권사에 레버리지 투자 위험성 안내 강화를 요구하고, 신용융자·차액결제거래(CFD) 등 관련 리스크 관리 체계 점검을 지시했다.
일부 증권사들은 자체적으로 신용융자 관련 이벤트를 중단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는 주가 하락 시 손실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며 "신용융자는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만 신중히 활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증권 계좌를 담보로 캐피탈사에서 자금을 빌리는 스탁론 등 전 금융권의 잠재적 빚투 요인을 점검하고, 리스크 관리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