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20일(금)

"저처럼 병원비 없는 힘든 분께" 80대 기초수급 할머니, 10년 모은 800만원 기부

부산에 거주하는 80대 기초생활수급자 할머니가 10년간 모은 800만원을 병원에 기부해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부산 남구 용호동에 사는 전모(80대) 할머니는 부산성모병원에 800만원과 함께 편지를 보냈다. 편지에는 "먹을 것 안 먹고 한푼 두푼 모았다. 저같이 병원비가 없어 힘든 사람한테 써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전 할머니는 2017년 1월 부산성모병원에서 무릎 수술을 받은 환자다. 당시 전 할머니는 당뇨 수치가 500을 넘고 고혈압과 고지혈증까지 앓고 있는 위중한 상태였다. 하지만 치료비 부담 때문에 수술을 포기할 상황에 놓여 있었다.


부산성모병원


부산성모병원 사회사업팀 수녀가 전 할머니의 어려운 사정을 파악했다. 수녀는 하루에 두세 번씩 전화를 걸어 전 할머니를 설득했고, 진심 어린 권유 끝에 전 할머니는 병원을 찾게 됐다.


전 할머니는 병원과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치료를 시작할 수 있었다. 전 할머니는 "종교가 불교였지만, 조건 없이 손을 내밀어 준 수녀님과 병원 측의 배려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전 할머니는 행정복지센터와 구청을 적극적으로 찾아다니며 도움을 요청했다. 그 결과 기초생활수급자 및 의료급여 1종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또한 주치의와 병원 측의 연계로 500만원의 후원금을 지원받아 꾸준한 치료를 통해 건강을 크게 회복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전 할머니는 치료 과정에서 수녀로부터 들은 "나중에 여유가 되면 없는 사람을 도우라"는 당부를 마음에 새겼다. 건강을 되찾은 후 전 할머니는 식비를 아끼며 10년 동안 조금씩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전 할머니가 병원에 전달한 800만원은 자신이 지원받았던 500만원에 직접 모은 300만원을 더한 금액이다.


병원 관계자는 "절망 속에서 피어난 어르신의 따뜻한 보은이 각박한 현대 사회에 진정한 나눔의 의미가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