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아버지의 음주, 흡연, 비만 등이 정자 질을 변화시켜 태아 발달과 자녀의 장기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 16일 영국 데일리메일과 호주 ABC뉴스는 국제 의학 학술지 '랜싯'에 게재된 연구를 토대로 임신 전 남성의 건강 상태가 임신 결과와 자녀의 장기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하와이대 마노아 캠퍼스 공중보건학과 조너선 Y 황 박사가 이끈 연구팀은 "남성이 미래 세대 건강에 중요한 기여자임에도 불구하고 연구와 정책에서는 여전히 부차적으로 취급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임신 전 남성의 음주는 선천적 결함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을 비롯한 각종 생활습관은 정자에 변화를 일으켜 태아 발달 과정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식습관과 비만, 운동 부족, 환경적 요인 노출, 심리적 스트레스 등도 정자의 품질을 저하시켜 생식 능력은 물론 자녀의 건강 상태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우울증을 앓는 아버지의 자녀는 향후 우울증 발병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결과도 나왔다.
연구팀은 임신 기간 중 배우자에 대한 남성의 지지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버지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지원할수록 산모의 산전 관리가 개선되고 건강한 생활습관 유지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또한 산모의 우울과 불안 수준도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영국 맨체스터대 앨런 파시 교수는 "임신 전 남성 역할의 중요성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한 개념"이라며 "이에 대해 보다 진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임신과 출산의 책임을 여성에게만 집중시키는 것은 불공정할 수 있다"며 "남성들이 아버지가 되기 전부터 건강 관리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임신 전 건강 교육 프로그램 확대와 의료 서비스 접근성 향상, 사회적 불평등 문제 해결 등의 종합적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