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18일(수)

이란 전쟁 1년 지속되면 "한국 성장률 0%대 하락" 경고

중동 지역의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장기화될 경우 한국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전쟁이 1년간 지속되면 국내 경제성장률이 0%대까지 추락할 가능성이 있으며, 고유가·고환율·고물가가 동시에 발생하는 '3고 쇼크'로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위험이 커지고 있다.


지난 17일 NH금융연구소가 공개한 '이란 전쟁 전개 시나리오별 경영 환경 변화·대응 포인트'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1년간 계속될 경우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0%대로 급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 1.8%로 제시했다가 지난달 26일 2.0%로 상향 조정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연구소는 1년간 전쟁이 지속되는 시나리오에서 물가상승률이 2∼4%포인트 상승하고, 소비와 투자가 각각 0.3∼0.6%포인트, 0.6∼0.7%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유가 급등과 물류 공급망 차질이 장기화되면서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이것이 소비 위축으로 연결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뉴스1


원화 가치 하락도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소는 원화가 다른 주요 통화 대비 큰 폭으로 약세를 보이며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최지환, 황석규 NH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전쟁 장기화 시 정부 정책의 중심축이 단기 대응에서 중장기 산업 구조 변화 대응으로 이동할 것"이라며 "물가 상승 압력이 누적되면 한국은행도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통화정책을 구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수형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중동 정세 악화로 인한 기준금리 전망 변화 가능성에 대해 "지난달에는 전쟁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판단했지만, 현재는 물가 상승과 성장률 하방 위험이 확대된 상황이어서 2월 결과와는 다른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도 크게 축소되고 있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가 17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해외 투자은행 1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미국 금리 인하 예상 횟수가 2.4회에서 0.9회로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주요 연구기관들도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씨티는 1일 올해 연평균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82달러까지 급등할 경우 경제성장률이 0.45%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금년도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연평균 100달러 수준을 기록하면 성장률이 최소 0.3%포인트 떨어지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포인트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고유가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면 경기 침체와 고환율이 동반되는 스태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정부가 경기 활성화와 부양 정책에 더욱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