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18일(수)

케이뱅크 상장일 우리은행 혼자 '전량 매도'... 10% 넘긴 지분, 왜 쥐고 있었나

금융당국의 예외 승인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 지분을 10% 넘게 보유해온 우리은행이 상장 당일 유통 가능 물량 전량을 매각하며 기준선 아래로 내려왔다. 단순 지분 정리로만 보기 어렵다. 왜 10%를 넘게 보유했는지, 그리고 왜 상장 시점에 다시 그 선 아래로 내려왔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해졌다.


앞서 2020년, 우리은행은 금융위원회에 케이뱅크 지분 19.9% 초과보유를 '예외적으로' 승인받았다. 당시 금융위는 우리은행이 은행법 시행령에서 정하는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했고, 심사요건에는 지배주주로서 적합하고, 은행의 건전성과 금융산업 효율화에 기여할 것이 포함돼 있었다.


은행법상 동일인은 원칙적으로 은행 의결권 주식을 10% 초과 보유할 수 없다. 이를 넘기려면 금융당국 승인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10%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예외보유 승인 여부를 가르는 기준선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은행의 케이뱅크 지분은 단순 투자자산이라기보다 일정한 '공적 설명'을 전제로 10%를 넘겨 보유할 수 있었던 지분으로 볼 여지가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우리은행처럼 10% 초과보유 승인을 받은 주주가 지분을 다시 10% 아래로 낮춘 경우와 관련해 "보고사항이기 때문에 금감원에 보고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의 지분 하향은 적어도 감독당국 보고 대상 사안으로 인식된 셈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


우리은행은 케이뱅크 상장일인 지난 5일 주식 753만 6442주를 주당 8738원에 처분했다. 지분율은 11.08%에서 9.22%로 낮아졌고, 현금화 규모는 약 659억원이다. 이번에 매각한 물량은 보호예수가 설정되지 않은 1.86% 전부였다. 잔여 지분 9.22%, 약 3739만주는 상장 후 6개월간 자발적 의무보유 대상이다.


같은 상장 국면에서 재무적투자자(FI)인 베인캐피탈은 처분 가능 물량 중 일부만 매각했다. MBK파트너스는 11일까지 별도 매도 움직임이 없었다. 함께 참여한 NH투자증권은 보유 지분 5.11% 전량에 6개월 보호예수가 설정돼 있다. 다른 주주들이 상장 직후 일부 지분을 정리하긴 했지만, 우리은행만 상장 당일 유통 가능 물량 전량을 매도한 셈이다.


주가 흐름도 부담을 키운다. 케이뱅크는 상장일 종가 8330원을 기록한 뒤 다음 거래일 7750원으로 밀렸고, 9일에는 6930원까지 하락했다. 13일에도 7110원에 머물며 공모가를 밑도는 흐름이 이어졌다. 이날(18일)도 7000원선을 뚫고 올라오는 데 실패했다. 시장에서는 보호예수 물량이 순차적으로 풀리는 6월과 9월을 본격적인 수급 분수령으로 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초기 투자 당시에는 전략적 투자자로서 역할을 했지만, 10년이 지난 현재는 이사 추천도 하지 않고 단순투자로 전환한 상태"라고 밝혔다. 잔여 지분에 대해서는 "관련 규정과 시장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응할 예정이며, 추가 매각 계획이나 구체적 일정은 현재로서는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이번 해명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단순투자로 전환한 상태"라는 표현이다. 일부 매체는 우리은행을 재무적투자자(FI)로 표기하기도 했지만, 우리은행은 FI라는 표현 대신 '이사 추천도 하지 않는 단순투자' 상태라고 설명했다. 경영 참여나 이사 추천 없이 지분만 보유하는 상태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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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 표현이 규제 맥락과 충돌한다는 점이다. 금융위가 2020년 10% 초과보유를 승인한 근거는 우리은행이 전략적 투자자로서 케이뱅크의 건전성과 금융산업 효율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우리은행이 스스로 단순투자 전환을 인정한다면, 그 전환이 언제 이뤄졌는지, 그리고 그 이후에도 당시 승인 취지가 어떻게 유지돼 왔는지는 추가 설명이 필요한 대목이다.


다만 이 답변만으로는 의문이 해소되기 어렵다. 지금이 단순투자라면 10%를 넘겨 보유해온 동안의 근거는 무엇이었는지, 이미 오래전부터 단순투자였다면 왜 그 사실을 진작 밝히지 않았는지다. 여러 매체에서 전략적 투자자(SI)라고 표기했던 점까지 감안하면, 지분 성격 변화에 대한 사전 설명이 충분했는지에도 물음표가 붙는다.


이번 논란은 상장 당일 매도 자체보다, 예외 승인으로 10%를 넘겨 쥐어온 지분을 우리은행이 지금 어떤 논리로 설명하느냐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