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인천공항세관이 베트남 국적 마약조직원들이 항공특송화물을 통해 마약류 원료물질을 밀수입한 뒤 국내에서 MDMA(엑스터시)를 제조한 사건을 적발해 구속 송치했다고 발표했다.
17일 인천공항세관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베트남 국적 A씨(25·남) 등 3명을 검거해 인천지검에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수사의 발단은 지난해 8월 태국발 국제우편물에서 발견된 대마초 300g이었다. 세관 당국은 통제배달을 통해 수취인인 A씨를 검거했고, A씨가 대마초를 받으러 온 차량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마약류 원료물질인 MDP-2-P 글리시디에이트 527g을 추가로 발견했다.
세관 수사관들은 A씨의 전화번호와 수취지 주소를 분석해 동일 조직이 반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베트남발 화물을 찾아냈다.
통관 대기 중이던 해당 화물에서 마약류 원료물질인 사프롤 1618g과 글리시디에이트 568g을 압수했다. 이들 물질은 동남아시아 열대우림 지역의 사사프라스 나무에서 추출되는 화합물로 MDMA 제조의 핵심 전구체다.
인천구치소에 수감된 A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경북 경산에 거주하는 베트남 국적 공범 B씨(26·남)의 존재가 드러났다. 세관은 지난해 12월 B씨를 검거하며 제조시설에서 사프롤 2671g을 추가 압수했다.
B씨 수사 중에는 A씨의 여자친구인 베트남 국적 C씨(20)도 마약류 원료물질 밀수입과 국내 유통에 가담한 사실이 확인돼 올해 1월 구속 송치됐다.
조사 결과 이들의 범행 구조가 체계적으로 운영됐음이 밝혀졌다. B씨가 베트남 현지 마약 공급책에게 원료물질을 주문하면, A씨와 C씨는 베트남인 명의를 도용해 특송화물로 밀수입했다. 밀수입된 원료물질은 B씨에게 전달됐고, B씨는 이를 이용해 MDMA를 제조한 뒤 A씨와 C씨가 국내 유통을 담당하는 역할 분담 체계를 구축했다.
이들이 밀수입한 마약류 원료물질은 사프롤과 글리시디에이트 등 총 5.4kg으로, 시가 8억 8000만 원 상당에 달한다. 이는 2만 943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특히 B씨는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거주지 인근 빌라를 임대한 뒤 실험도구와 알약제조기 등 제조장비를 설치해 MDMA를 제조했다. B씨는 챗GPT와 인터넷 검색을 통해 MDMA 제조방법을 찾아보았고, 베트남 메신저 잘로(ZALO)를 이용해 현지 공급책과 연락하며 제조기술을 습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마약 제조에 사용된 화학물질들은 인체에 유해할 뿐만 아니라 폭발 위험성도 있어 주변 주민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는 상황이었다.
박헌 인천공항세관장은 "이번 사건은 관세청이 MDMA 원료물질의 밀수입부터 국내 제조·유통에 이르는 전 과정을 적발한 최초 사례"라며 "관세청은 이러한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마약류 등에 대한 감시와 단속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