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양군에서 발생한 올해 첫 대형 산불의 방화 용의자가 과거 17년간 울산 지역에서 90여 차례 연쇄 방화를 저지른 '울산 봉대산 불다람쥐'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16일 세계일보 보도에 따르면, 경남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지난달 21일 함양 마천면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과 관련해 방화 용의자 A씨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A씨는 축구장 327개 면적인 234㏊의 산림을 태운 대형 산불을 일으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1994년부터 2011년까지 17년 동안 울산 동구 동부동 봉대산 일대에서 96건의 연쇄 방화를 저지른 인물로 확인됐다. 당시 울산 봉대산 반경 3㎞ 이내에서는 매년 겨울마다 산불이 발생해 지역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울산경찰은 1995년 봉대산 방화범에게 현상금 500만원을 걸고 수사전담팀을 구성해 검거에 나섰지만, A씨는 신출귀몰하게 수사망을 피해다니며 '봉대산 불다람쥐'라는 별명을 얻었다. A씨는 수년 전 함양 지역으로 이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입건 전 조사 단계부터 A씨를 용의선상에 두고 알리바이 등을 면밀히 조사해왔다. A씨는 처음에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최근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함양 지역에서는 이번 대형 산불 발생 전에도 작은 산불이 연이어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짧은 기간 내 잦은 산불 발생을 토대로 이들 화재도 A씨의 소행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오후 9시 15분께 함양군 마천면 야산에서 시작된 산불은 초속 20m 이상의 강풍을 타고 급속히 확산됐다. 산불 발생 직후 일대 50여 세대 80여 명의 주민들에게 긴급대피 문자가 발송됐으며,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비닐하우스 1동과 농막 1동이 전소되는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산불은 발생 다음날인 22일부터 산불 대응 2단계와 국가소방동원령이 연이어 발령될 정도로 대형 화재로 번졌다.
16일 오후 창원지법에서는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진행됐으며, 오후 늦게 구속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