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17일(화)

포시즌스·스페이스X는 결과였을 뿐... 미래에셋 바꾼 박현주 회장의 한 문장

호주 시드니 포시즌스 호텔 개발사업과 스페이스X 투자 성과가 최근 미래에셋그룹을 설명하는 대표 장면으로 떠올랐다. 하나는 최고 2조원대 개발 차익이 거론되는 해외 부동산 프로젝트이고, 다른 하나는 '비상장' 혁신기업에 대한 선제 투자 성과다. 


미래에셋 내부에서는 이를 개별 투자 성과라기보다 오랜 기간 축적해온 글로벌 투자 시스템이 가시화된 결과로 읽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


그 시스템을 관통하는 문장은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저축에서 투자로'다. 한때 이 문장은 예·적금 중심의 자금 흐름을 자본시장으로 돌려야 한다는 문제의식에 가까웠다. 지금 미래에셋에서 이 문장은 그룹 스스로의 사업 방식을 설명하는 언어가 됐다. 고객에게 투자를 권한 회사가 자신 역시 투자로 성장 구조를 짜는 그룹으로 변모했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총고객자산(AUM)은 지난해 말 602조원으로 1년 만에 약 120조원 늘었다. 해외법인 세전이익은 4981억원으로 전체 세전이익의 약 24%를 차지했다. 최근 주가 급등을 반영한 시가총액도 40조원 안팎까지 불어났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 사진 제공 = 미래에셋그룹


포시즌스 개발 차익과 스페이스X 투자 성과를 단순한 '대박'으로 소비하지 않으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포시즌스 개발사업이나 스페이스X 투자는 개별 성과라기보다 그룹이 오랜 기간 구축해 온 글로벌 투자 네트워크와 회수·재투자 구조가 가시화된 결과"라며 "글로벌 자산에 장기 투자하고, 성공적인 투자 회수로 확보한 자금을 다시 미래 성장동력에 투입하는 선순환을 꾸준히 만들어 왔다"고 설명했다.


그 구조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 계기는 2016년 KDB대우증권 인수였다. 미래에셋증권의 성격 자체를 바꾼 변곡점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인수 이후 해외 법인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해외 사업은 미래에셋증권의 이익 구조를 떠받치는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미래에셋이 회사를 단순한 국내 증권사가 아니라 '글로벌 투자전문회사'로 설명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글로벌 ETF 네트워크를 넓히며 한국 금융사 가운데 드물게 해외 현지 운용 역량을 키워 왔다. 미래에셋생명도 그룹의 글로벌 투자 구조에서 중요한 축으로 거론된다. 증권, 운용, 보험 세 축은 글로벌 투자 기회를 발굴하고, 수익을 회수한 뒤, 이를 다시 성장동력에 투입하는 흐름으로 맞물리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사옥 / 사진제공=미래에셋증권


앞으로의 10년도 이 흐름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미래에셋은 각 계열사가 독립적인 전략을 실행하면서도, 그룹 전체로는 하나의 투자 철학 아래 선순환 구조를 더 정교하게 다듬어 가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포시즌스와 스페이스X는 그 흐름이 외부에서 확인된 장면이다. 박현주의 '저축에서 투자로'가 고객에게 권하는 말에서 그룹 자신을 설명하는 말로 바뀌는 데 10년이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