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김윤지(BDH파라스)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패럴림픽에서 또 다른 메달을 추가하며 한국 동계 패럴림픽 역사를 다시 썼다.
지난 13일(현지 시간) 김윤지는 이탈리아 테세로 크로스컨트리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바이애슬론 여자 스프린트 추적 좌식 결선에서 11분41초6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켄달 그레치(미국)가 11분33초1로 금메달을 차지했고, 김윤지는 6.2초 차로 2위를 기록했다.
이번 메달로 김윤지는 이번 대회에서 총 4개의 메달(금1개, 은3개)을 수집했다. 한국 선수가 단일 동계 패럴림픽에서 4개의 메달을 따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기록은 2018년 평창 대회에서 신의현이 세운 2개(금1개, 동1개)였다.
바이애슬론 추적은 선수들이 시차를 두고 출발해 결승선 통과 순서로 순위를 결정하는 종목이다. 사격은 두 차례 실시되며, 예선에서는 사격 실수 시 15초가 추가되지만 결선에서는 실수 한 번당 75m 벌칙 코스를 추가로 주행해야 한다.
김윤지는 예선에서 9분29초8을 기록해 그레치보다 0.7초 늦게 결선에 진출했다.
결선에서는 첫 바퀴를 4분17초5로 마치며 2위 그레치를 50초 이상 앞서며 선두로 나섰다. 첫 번째 사격에서도 5발을 모두 명중시키며 금메달을 향해 달렸다.
승부의 분수령은 두 번째 사격이었다. 김윤지는 마지막 사격에서 2발을 놓치는 실수를 범했다.
이 사이 그레치가 사격을 완벽하게 마치며 역전에 성공했고, 김윤지는 6.2초 뒤진 상황에서 마지막 주행에 나섰다.
김윤지는 막판 스퍼트를 올리며 추격했지만 사격 실수로 인한 격차를 줄이지 못했다.
선천적 이분척추증 척수수막류를 안고 태어난 2006년생 김윤지는 여름에는 수영, 겨울에는 노르딕스키 선수로 활동하는 '철인' 선수다.
해외 선수들 사이에서는 항상 밝은 표정으로 경기에 임하는 모습 때문에 '스마일리'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김윤지는 "오늘 경기가 재미있었고,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에 웃음이 났다"며 "첫 발을 쏘고 영점이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두근거렸지만, 마지막까지 제대로 조준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더 놓치지 않아서 다행이란 생각도 들었고, 아직 경기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또한 그는 "이번 시즌 주행이 정말 많이 늘었다고 생각한다. 사격을 놓치고도 상위권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지난 시즌과 큰 차이점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윤지는 지난 8일 바이애슬론 여자 개인 좌식 12.5km에서 금메달을 따며 한국 여자 선수 최초의 동계 패럴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이후 크로스컨트리 스키 스프린트와 10km 인터벌 스타트에서 연속으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통틀어 개인 종목에서만 단일 대회 4개 메달을 수집한 것은 김윤지가 처음이다.
올림픽에서는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4개 메달을 땄지만 이 중 1개는 계주였다. 패럴림픽에서는 강성국이 1988년 서울 패럴림픽에서, 홍석만이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에서 각각 4개 메달을 땄지만 역시 계주가 포함됐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김윤지의 어린 시절부터 재능을 발굴해 체계적으로 지원했다. 다양한 의·과학 지원을 통해 경기력을 향상시켰고, 저염식 제공과 격일 영양 상태 확인으로 컨디션을 관리했다. 저산소 훈련 텐트를 개발해 고지대 훈련 환경을 국내에서도 구현했으며, 장비 정비와 신규 장비 제작도 지원했다.
한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서 총 6개의 메달(금1개, 은4개, 동1개)을 확보했다. 이는 2018년 평창 대회의 3개 메달(금1개, 동2개)을 넘어선 단일 동계 패럴림픽 역대 최고 성적이다.
김윤지에게는 마지막 경기가 하나 더 남아있다. 내일(15일) 오후 5시(한국 시간)에 열리는 크로스컨트리 여자 20km 인터벌 스타트다.
생애 첫 20km 주행을 앞둔 김윤지는 "첫 패럴림픽의 마지막 경기인 만큼 경험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싶다"며 "메달을 따서인지 체력이 잘 버텨주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