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14일(토)

투자로 14억 벌고 은퇴한 40대 가장, 1년 만에 '취준생' 됐다... 무슨 일?

일본의 한 40대 남성이 14억원 상당의 자산을 모아 조기 은퇴했지만, 사회적 시선과 가족 내 갈등으로 1년 만에 다시 직장을 찾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12일 일본 금융 전문지 '더 골드'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45세 A씨는 아내와 초등학생 자녀 2명을 둔 가장으로 약 1억5000만 엔(약 14억원)의 금융 자산을 축적한 뒤 파이어족(FIRE·경제적 자립 후 조기 은퇴)을 선언했다.


A씨는 사무직에서 근무하며 10년 이상 주식과 투자신탁을 통해 꾸준히 자산을 불려왔다. 운용 수익만으로 생활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그는 회사를 그만두기로 결심했다.


그는 "사무직 직원들의 업무 방식과 붐비는 출퇴근길 지하철, 아침부터 밤까지 회사에 얽매인 삶이 늘 싫었다"고 털어놨다. 또한 "조기 은퇴 후 평일 낮 산책을 하거나 커피를 마시며 '이것이 자유구나'라는 해방감을 만끽했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하지만 A씨의 자유로운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예상치 못한 사회적 압박이 그를 괴롭히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평일 낮 티셔츠 차림으로 장을 보러 나갈 때마다 이웃들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고 한다.


자녀는 "친구 아빠는 회사에 다니는데 왜 우리 아빠는 회사에 안 가냐"고 물었고, A씨는 "자영업을 한다"고 거짓말로 둘러댔다. 이후 딸에게 거짓말을 한 것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렸다고 한다.


주변의 시선이 부담스러워진 A씨는 아내에게 집 근처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내는 "근처 학부모들과 마주칠 가능성이 있으니 더 멀리 나가라"며 만류했다.


A씨는 "파이어족은 일본인의 정서에 맞지 않는다"며 "혼자라면 주변 시선이 상관없겠지만 가족이 있으면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일하지 않는 가장'으로 사는 것은 가족들에게도 설명하기 어려운 부담감을 안겨주는 일이었다"고 고백했다.


결국 A씨는 파이어족 선언 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최근 다시 취업 준비에 나섰다.


A씨는 "회사원이라는 직함이 타인의 불필요한 관심을 차단해주는 가장 편리한 신분이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자산이 있는 만큼 이전처럼 생계에 매몰되지 않고 삶의 여유를 유지할 수 있는 직장을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사연을 보도한 더 골드는 "일본에서는 여전히 '성인이면 회사에 다녀야 한다'는 가치관이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며 "일본에서 살아가는 한 충분한 자산이 있어도 사회적 역할을 강요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