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18일(수)

2022년까진 'DX KOREA'만 열렸는데... 2024년, 그리고 올해 '방산전시회'가 2개 열리는 이유

대한민국 방위산업이 전 세계적인 수출 호황을 누리고 있는 가운데, 올가을 국내에서 대규모 지상무기 방산전시회가 한 달 간격으로 두 번이나 열리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다. 


글로벌 방산 강국으로 도약해야 할 중요한 시기에 주최 측 간의 갈등이 자칫 K-방산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갈라선 주최 측, 둘로 쪼개진 방산전시회


13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국내에서는 'DX KOREA 2026(대한민국 방위산업전)'과 'KADEX 2026(대한민국 국제방위산업전시회)'이 연이어 개최된다.


DX KOREA는 오는 9월 16일부터 19일까지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KADEX는 10월 6일부터 10일까지 충남 계룡대에서 열릴 예정이다.


DX KOREA 2026 홈페이지 캡처


방산 전시회는 본래 육군과 해·공군 방산업체가 짝수년에 'DX KOREA', 홀수년에 '서울 ADEX'를 격년으로 개최해 왔다. 


DX KOREA는 지난 2014년부터 한국전시산업진흥회의 국제 인증을 받아 킨텍스에서 10년 동안 방산전시회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지난 2024년 육군 관련 단체가 KADEX를 추진하면서 기존 전시와 이중 구조가 형성됐다.


한 나라에서, 그것도 지상군 무기체계라는 사실상 동일한 성격의 대형 방산전시회가 불과 3주 간격으로 열리는 것은 세계 방산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기형적인 일이다.

이러한 분열의 발단은 기존에 'DX KOREA'를 공동 주최해 오던 육군 관련 단체와 주관사 사이 결별에 있다. 


양측은 행사 운영 방식과 수익금 배분 등의 문제로 갈등을 일으켰고, 결국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갈라선 것으로 전해진다.


KADEX 2026 홈페이지 캡처


주관사는 기존 명칭인 'DX KOREA'를 유지하며 킨텍스에서 행사를 추진했고, 육군 관련 단체는 'KADEX'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3군 본부가 있는 계룡대에서 자체 전시회를 출범시켰다. 


그 결과 2024년에 이어 올해까지 두 개의 전시회가 경쟁적으로 열리는 상황이 고착화되고 있다. 


방산업계 피로 호소... K-방산 글로벌 위상 추락 우려 목소리도


가장 큰 피해자는 국내 방위산업체들이다. 통상적으로 전차, 자주포, 장갑차 등 육상 무기체계를 전시장에 이송하고 대규모 부스를 꾸미는 데는 막대한 비용과 인력이 소모된다. 


KADEX 2024 당시 계룡대 비상활주로에 설치된 행사동 / KADEX 홈페이지 캡처


불과 한 달 사이에 이 엄청난 작업을 두 번이나 치러야 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심각한 자원 낭비이자 출혈이다.


특히 중소·중견 방산기업의 경우 현실적으로 두 전시에 모두 참가하기 어려워 사실상 선택을 강요받는 구조가 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K-방산의 글로벌 신뢰도 저하와 수출 동력의 상실이다. 


프랑스의 '유로사토리(Eurosatory)', 미국의 'AUSA' 등 세계적인 방산전시회들은 자국 정부와 군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국가적 역량을 하나로 결집하는 '원팀(One Team)' 행사로 치러진다. 


전 세계 국방 장관과 참모총장 등 VVIP들을 한 자리에 모아 세일즈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한국처럼 비슷한 시기에 행사가 둘로 쪼개지면, 방한하는 해외 주요 인사들의 일정이 분산되거나 혼선을 빚을 수밖에 없다. 


해외 바이어 입장에서는 어느 전시회를 방문해야 할지 혼란스럽고, 반쪽짜리 행사를 보기 위해 두 번 한국을 방문할 리도 만무하다.

전문가들은 K-방산이 반짝 특수를 넘어 지속 가능한 글로벌 방산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중재와 교통정리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국가 안보와 직결된 방위산업의 특성상, 주최 측의 이권 다툼으로 인해 국가적 수출 역량이 분산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