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본부세관이 국내외 담배 가격차를 악용해 대규모 담배 밀수출 조직을 적발했다. 이들은 1년간 90만갑의 담배를 해외로 밀수출하며 100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세관 당국은 관세법 위반 혐의로 30대 총책 A씨를 포함한 11명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발표했다.
A씨 등은 지난 2024년 3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시가 30억원 상당의 위조·정품 담배 90만갑을 호주와 뉴질랜드 등에 70차례에 걸쳐 밀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호주에서 여행 가이드로 일했던 경험이 있는 A씨는 해외 담뱃값이 국내보다 8~9배 비싸다는 점에 착안해 범행을 계획했다. 국내 담배 한 갑 가격이 4천500원인 반면, 호주는 4만1천원, 뉴질랜드는 3만2천원, 영국은 2만5천원으로 상당한 가격차가 존재한다.
범행 수법도 치밀했다. A씨 일당은 전국 편의점 점주들을 모집책으로 활용해 담배 한 보루당 4천원의 수수료를 지급하며 33만갑을 대량 구매했다. 또한 오픈 채팅방을 통해 접촉한 밀수 담배 유통업자로부터 해외에서 밀반입된 위조 담배 57만갑을 추가로 확보했다.
세관 검사를 피하기 위한 은닉 방법도 정교했다. 담배를 은박지로 포장한 뒤 아크릴 상자에 넣고 나사로 봉인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렇게 위장된 담배는 배송기사나 고속버스를 통해 국제특송업체로 운반됐다.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A씨 일당은 대포폰과 가명을 사용했으며, 여러 명의 배송기사에게 분산 배송을 지시하고 배송비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등 치밀한 수법을 동원했다. 국제특송업체에는 '고무 매트', '압축 비닐' 등으로 품명을 허위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관 당국은 첩보를 바탕으로 수사에 착수해 차량 이동 경로 CCTV와 통신 내역 분석을 통해 범행을 입증했다. 수사 과정에서 현지로 반입되던 말보로 담배 850보루를 압수하기도 했다.
인천본부세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국가 간 담배 가격 차이와 국제특송 물류망을 악용한 초국가 범죄"라며 "수출입 통관 단계와 국내 유통 과정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 불법 담배 유통과 밀수출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