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병원에서 간병인이 환자의 머리를 무단으로 삭발한 것에 분노한 딸이 간병인을 폭행해 벌금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9일 부산지법 형사11단독 정순열 판사는 특수폭행 혐의로 기소된 A씨(50대·여)에게 벌금 150만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법조계가 전했다.
A씨는 2024년 4월 4일 오후 2시 30분경 부산 소재 병원에서 간병 요양사 B씨(60대·여)의 머리채를 잡고 가위를 든 채 여러 차례 흔든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A씨 어머니의 간병을 담당하고 있었다.
사건의 발단은 B씨가 A씨 모친의 머리 감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보호자와 협의 없이 임의로 삭발한 것이었다. A씨는 이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너도 똑같이 잘라줄게"라고 말하며 가위를 들고 B씨의 머리를 잡고 수차례 흔든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재판에서 가위를 들고 있지 않았으며 피해자를 폭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정 판사는 목격자 진술 등을 근거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범행 경위와 피고인이 행사한 유형력의 정도를 보면 사안이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항의 과정에서 발생한 일인 점과 피고인이 초범인 점, B씨와의 합의로 처벌 불원서가 제출된 점을 참작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간병인과 보호자 간 갈등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은 미흡한 상황이다. 문제 인식은 확산되고 있으나 적극적인 개선 노력은 부족한 실정이다.
간병인에 의한 범죄 사례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청주지법 형사3단독은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C씨(70대)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3년간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을 제한했다.
C씨는 2023년 12월 20일 오전 7시경 청주의 한 재활병원에서 중증 뇌병변 장애인 D씨의 코에 연결된 호스에 다른 환자의 소변과 식초를 섞은 액체를 주입한 혐의를 받았다. C씨는 다른 환자의 간병인으로, 같은 병실을 사용하는 D씨 보호자와의 갈등으로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간병 업계의 오랜 관행인 '임종 위로금' 문제도 지속되고 있다. 간병비를 지급받은 후에도 환자가 사망하면 추가로 위로금을 내야 한다는 암묵적 규칙이 존재한다.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았음에도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어 유족들이 이중고를 겪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