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10일(화)

"잠든 주인 얼굴 때려 깨웠다"... 불길 속에서 집사 구하고 떠난 반려묘

미국에서 한 반려묘가 잠든 주인을 깨워 화재를 알리고 목숨을 잃은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7일(현지 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오리건주 틸라묵에 사는 도널드 반워머(56)씨는 반려묘 '프레드' 덕분에 잠든 사이 발생한 화재에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반워머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화재가 발생했을 때 프레드가 내 얼굴 위로 올라와 앞발로 나를 때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서야 연기 냄새를 맡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잠에서 깬 반워머씨는 프레드를 품에 안고 현관을 향해 달렸다. 그는 "연기로 인해 시야가 확보되지 않았고, 서랍장이 길을 막고 있어 매우 혼란스러웠다"고 전했다.


반려묘 프레드 / 뉴욕포스트


반워머씨는 "거실에 도착했을 때 천장이 무너지기 시작했다"며 "비틀거리면서도 간신히 밖으로 탈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탈출 과정에서 넘어지면서 품에 있던 프레드를 놓치게 됐다. 반워머씨는 프레드를 구하기 위해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가려다 넘어져 머리를 다쳤다.


반워머씨는 "정신을 차린 후 프레드를 찾으려고 다시 들어가려 했지만 소방관들이 저지했다"고 밝혔다.


화재가 진압된 후 프레드는 현관 안쪽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가벼운 화상을 입었으나 병원 치료는 거부한 반워머씨는 "프레드는 거의 탈출할 수 있었지만 나를 구하다가 목숨을 잃었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화재로 반워머씨는 100만 달러(한화 약 15억원) 이상의 재산 피해를 입었다. 그는 "집은 다시 지을 수 있고 물건도 다시 살 수 있지만, 프레드는 더 이상 돌아오지 않는다"며 깊은 상실감을 표현했다.


화재 피해를 입은 반워머씨의 집 / 뉴욕포스트


소방당국은 과열된 제습기가 화재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당시 그의 딸(9세)과 여자친구(56세)는 외출로 집을 비워 추가 인명 피해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