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10일(화)

"담배 피우면 허리도 망가진다?"... 흡연자, 척추 디스크 위험 높아

국내 의료진이 전자담배 사용자들의 척추 디스크 질환 발생 위험도를 대규모 집단을 대상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과 세브란스병원 연구팀은 전자담배가 연소형 담배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인식과 달리 척추 질환 위험성이 여전히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권지원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와 신재원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 연구팀은 326만5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 단위 코호트 연구를 통해 모든 형태의 흡연이 비흡연자 대비 척추 디스크 질환 발생 위험을 유의미하게 증가시킨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연구팀은 2019년 1월부터 6월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20세 이상 약 560여만 명 중 부적합 대상자를 제외한 326만5000여 명을 최종 분석 대상으로 선정했다. 건강검진 이후 약 3.5년간 추적 관찰을 실시해 흡연 습관과 척추 디스크 발생 간의 상관관계를 면밀히 조사했다.


대상자들은 흡연 형태에 따라 비흡연군, 연소형 담배군, 궐련형 전자담배군, 액상형 전자담배군으로 세분화됐다. 연소형 담배군과 궐련형 전자담배군은 현재 흡연 지속 여부와 과거 흡연 후 금연 상태로 구분하고, 흡연량과 흡연 기간, 금연 기간까지 상세히 분석에 반영했다. 액상형 전자담배군은 사용 빈도에 따라 4단계로 분류해 연구 정확도를 높였다.


척추 디스크 환자 판별에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다. 단순 병원 방문이 아닌 한국표준질병사인부류 체계의 척추 디스크 질환 코드로 2회 이상 외래 방문하거나 입원 기록이 있는 경우만 환자군으로 분류해 연구 신뢰도를 확보했다.


분석 결과 비흡연군의 디스크 발생 위험비를 1.000으로 설정했을 때, 연소형 담배군은 1.174, 액상형 전자담배군은 1.153, 궐련형 전자담배군은 1.132로 나타났다. 액상형과 궐련형 전자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병행 사용군은 1.174로 연소형 담배군과 동일한 수준의 높은 위험도를 보였다.


특히 연소형 담배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로 전환한 경우 디스크 질환 발생 위험이 약 11% 감소했지만, 여전히 비흡연자 대비 높은 위험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일반담배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로 전환한 집단은 지속적인 일반담배 흡연자와 유사한 위험도를 보였으며, 비흡연자 대비로는 궐련형 전자담배 전환 집단보다 더 높은 위험도를 나타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들은 사용 빈도가 증가할수록 디스크 질환 발생 위험이 점진적으로 높아지는 용량 반응성 경향을 보였다. 매일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경우 비흡연자보다 디스크 질환 발생 위험이 약 42%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경추 디스크와 흉·요추 디스크 질환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됐다. 과거 연소형 담배 흡연 이력이 있는 경우 전자담배로 전환해도 디스크 질환 위험성이 지속되는 경향을 보여 흡연의 누적 효과가 장기간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확인됐다.


권지원 교수는 "전자담배가 연소형 담배보다 인체에 덜 해로운 대안이라는 통념을 척추 질환 분야에서 재평가한 전국 단위 최초 코호트 연구"라며 "향후 전자담배 규제 정책과 금연 전략 수립, 임상 현장에서 환자 교육에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자담배가 장기적으로 근골격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추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척추학회 공식 학술지 '척추저널' 최신호에 '전자담배 및 연소형 담배 사용이 척추 디스크 질환 발생 위험에 미치는 영향: 전국 단위 코호트 연구'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