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철도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한 결과, 음주 상태 기관사의 열차 운행과 폐차 대상 화물열차의 무단 운행 등 심각한 안전관리 허점이 확인됐다.
9일 감사원은 '철도시설 안전관리 실태 점검' 결과를 공개했다. 작년 4~6월 실시된 이번 점검에서는 총 45건의 문제점이 발견됐다.
정밀 안전진단을 통해 폐차 판정을 받은 화물열차 5대가 담당 직원의 업무 태만으로 22차례나 운행에 투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교통부의 허가 없이 정비 인력과 주기를 임의로 변경해 고장 사고가 발생한 사례도 있었다.
서울지하철 1호선에서 발생한 음주 기관사 운행 사건은 더욱 충격적이다.
작년 3월 19일 한국철도공사 시민안전처 소속 안전지도사가 1호선 부천역에서 열차 운전실을 점검하던 중 강한 술냄새를 감지했으나, 즉각적인 음주 측정이나 수사기관 신고를 하지 않았다.
안전지도사는 음주감지기로만 확인한 후 자체 조사를 요구하고 현장을 떠났으며, 실제 자체 조사는 최초 감지 시점에서 160분이 지난 후에야 실시됐다. 이 시간 동안 해당 기관사는 동인천역에서 구로역까지 약 184분간 열차를 운행했다.
철도공사 승무사업소 지도운영팀장이 음주검사를 기관사 스스로 하도록 방치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국회와 감사원이 반복적으로 요구한 운전실 CCTV 설치는 아직까지 이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 광명 신안산선 공사 현장에서도 심각한 안전관리 문제가 발견됐다. 지표 침하와 지하수위 변화가 기준치를 넘어섰음에도 이를 묵인하고 공사를 계속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땅이 최대 317㎜ 침하되거나 233㎜ 융기된 사실을 파악하고도 변동치를 모두 '10㎜ 이내'로 허위 기록했다.
국토부 승인이 필요한 계측 관리 기준도 2021년 1월부터 임의로 완화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신안산선은 작년 광명과 서울 영등포구 공사 현장에서 연이어 붕괴 사고가 발생했던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