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세대를 중심으로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여기며 인간과 동등하게 대우하는 '펫 휴머니제이션' 문화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잡고 있다. 반려동물 전용 오마카세부터 장례 서비스까지, 인간의 생애 주기를 그대로 적용한 프리미엄 펫 서비스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펫 휴머니제이션은 반려동물(Pet)과 인간화(Humanization)를 결합한 용어로, 반려동물을 단순한 동물이 아닌 인격체로 인식하고 가족 구성원처럼 돌보는 현상을 뜻한다.
지난 8일 경기일보 보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2월 공개한 '2025년 반려동물 양육현황조사' 결과, 작년 반려동물 양육가구 비율이 29.2%를 기록하며 3년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역대 최고 수치다.
KB금융그룹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반려가구는 591만 가구, 반려인구는 1천546만명에 이른다.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지역에만 305만 가구가 몰려 있어 전체 반려가구의 51.7%를 차지하고 있다.
펫 서비스 관련 지출도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NH농협은행 조사에 따르면 연간 50만원 이상 펫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2024년 16만5천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대비 41%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10회 이상 펫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도 같은 기간 12만명에서 15만명으로 25% 증가했다.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 변화와 함께 펫 관련 리테일 시장의 고급화 바람이 거세다. 일부 업체들은 반려동물 전용 다이닝과 오마카세, 고급 의상 대여 서비스 등 럭셔리 펫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반려동물 오마카세를 이용한 30대 A씨는 "직원들이 실제 사람을 대하듯 세세하게 신경을 쓴다"며 "생일파티나 기념일 등에 방문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펫 유치원, 펫 호텔 등 반려동물 전문 서비스 업계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 숙박할 수 있는 '펫 프렌들리' 시설들이 속속 등장하며 반려인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반려동물 동반 국내 숙박여행 경험률이 2022년 53.0%에서 2024년 60.4%로 상승했다.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49재 등 종교별 맞춤 장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NH농협은행에 따르면 동물 장례 전문 업체 수가 2020년 57곳에서 2024년 83곳으로 증가했다. 평균 장묘 서비스 이용 금액도 11만원에서 26만원으로 2배 이상 뛰었다.
농식품부는 작년 발표한 '반려동물 연관 산업 육성 대책'에서 국내 반려동물 시장이 2032년까지 2.5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반려동물의 과도한 의인화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반려동물에 대한 과한 소비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영유아용품 판매량을 넘어선 '개모차' 열풍을 두고 "너무 사람처럼 대한다"는 불편함을 표하는 의견들이 제기되기도 했다.
경제적 부담 가중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KB금융그룹 조사에 따르면 2024년 반려동물 양육 월평균 비용이 19만4천원으로, 2년 전보다 4만원 늘었다. 반면 반려동물 전용 자금을 마련한 가구는 26.6%에 그쳐 전체의 4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반려동물 산업의 프리미엄화가 반려인들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경기도 반려동물복지위원인 한상덕 부천대 교수는 "핵가족화·1인가족의 증가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수가 늘며 유대가 깊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5년 전까지만 해도 소비에 부담을 느껴 중국산 저가형 제품을 주로 쓰던 반려인들이 최근에는 전 연령대에서 비용과 무관하게 더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최근 반려동물 산업이 '인간중심'이 아닌 '동물중심'으로 이행함에 따라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한 요양병원·장례 등 수요는 꾸준히 늘 것"이라며 "과도한 의인화라는 지적이 있을 수 있지만 반려인과 비반려인 간의 조화와 상생을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