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가 이은미 대표 연임 수순에 들어가며 경영 연속성에 무게를 실었지만, 정작 고객이 체감하는 혜택 설계는 더 복잡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토스뱅크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3일 이 대표를 차기 대표 후보로 추천했고, 오는 31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 절차를 거쳐 이 대표의 연임이 최종 결정될 예정입니다.
연임의 명분 자체는 약하지 않습니다. 토스뱅크는 2024년 45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출범 후 첫 흑자 전환을 이뤘고,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이미 814억원까지 늘었습니다.
여신 잔액 15조 4천억원, 수신 잔액 30조 4천억원, 보통주자본비율 15.44%를 기록하며 외형 성장과 자본 건전성을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981만명, 고객 수는 1370만명까지 늘었고, 시장에서는 최근 1600만명 수준까지 확대됐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숫자만 놓고 보면 현 체제 유지가 낯선 선택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문제는 연임 수순과 맞물려 불거진 해외결제 혜택 개편입니다. 토스뱅크는 4월 1일부터 외화통장과 체크카드를 함께 보유한 고객에게 제공해 온 해외결제 수수료 면제 혜택을 종료하고, 결제 금액의 2%를 즉시 캐시백하는 구조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기존에 면제되던 국제브랜드수수료 1%와 해외이용수수료 건당 0.5달러는 다시 부과됩니다. 일본 결제에는 6월 30일까지 3% 캐시백을 적용한 뒤, 7월 1일부터 다시 2%로 낮추는 한시 혜택도 함께 내놓았습니다.
표면만 보면 '2% 즉시 캐시백'은 더 화려한 혜택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고객이 실제로 마주하는 구조는 단순하지 않습니다. 캐시백은 결제 금액에 비례하는 정률 방식이지만, 해외이용수수료 0.5달러는 결제 건마다 붙는 정액 비용입니다. 여기에 국제브랜드수수료까지 더해지면 소액 결제가 잦은 여행자일수록 체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환율이 계속 오를 수 있다는 인식까지 생겨난 상황 속, 업계에서는 대략 건당 7만원 이상을 써야 수수료 부담을 상쇄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이번 개편은 단순한 카드 혜택 조정을 넘어섭니다. 토스가 시장에서 차별화해온 핵심은 복잡한 금융을 쉽게 보이게 만드는 데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구조는 '2% 캐시백'이라는 단순한 문구와 달리, 실제로는 결제 금액별 손익을 따져봐야 하는 상품으로 읽히고 있습니다.
혜택이 커졌는지보다, 혜택을 이해하는 데 더 많은 계산이 필요해졌다는 점이 더 직접적인 변화입니다. 이 때문에 이번 개편은 혜택 축소 여부를 넘어, 토스가 내세워온 '직관적인 금융 경험'과의 거리부터 묻게 만든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토스뱅크는 고액 결제일수록 캐시백 체감이 커지고, 외화통장의 무료 환전 기능까지 함께 보면 전체 비용 측면의 경쟁력은 여전히 유지된다는 입장입니다. 실제로 회사는 소액 결제에 유리한 기존 트래블카드들과 정면 경쟁하기보다, 무제한 2% 캐시백을 앞세워 고액 결제 중심의 차별화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입니다. 전략 자체는 이해할 수 있지만, 그 전략이 모든 고객에게 곧바로 '편익 확대'로 받아들여질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시장 시선이 더 냉정한 이유도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5년 금융소비자보호 실태 평가"에서 토스뱅크는 "미흡" 등급을 받았습니다. 급증한 민원과 내부통제 체계, 체크카드 해외 매출 취소 지연 관련 불만 등이 지적됐습니다. 여기에 2025년 6월 약 27억8600만 원 규모의 횡령 사고까지 겹치면서, 토스뱅크가 증명해야 할 과제는 실적의 연속성만이 아니라는 점이 더 분명해졌습니다.
결국 이번 개편의 본질은 캐시백 비율이 몇 퍼센트냐에 있지 않습니다. 고객이 토스뱅크를 여전히 '생각할 필요 없이 쓰기 쉬운 금융 서비스'로 느끼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이은미 대표 연임 수순은 실적의 연속성을 중시한 판단으로 읽히지만, 해외결제 혜택 개편은 토스가 가장 잘해온 '직관적인 금융 경험'까지 함께 지켜내고 있는지에 대해 첫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