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04일(수)

'손자 사망' 강릉 급발진 의심사고 항소심 시작... 내일(5일) 첫 재판

강원 강릉에서 발생한 급발진 의심 교통사고를 둘러싼 손해배상 소송의 항소심 재판이 내일 시작됩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춘천재판부 제2민사부는 5일 오후 2시 10분 사고 당시 운전자와 사망한 이도현 군의 유족이 자동차 제조업체 KG모빌리티를 상대로 낸 9억 2000만 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 2심 심리를 진행합니다.


해당 사고는 2022년 12월 6일 오후 3시 56분경 강릉시 홍제동의 한 도로에서 일어났습니다. 60대 여성 운전자 A씨가 운전하던 티볼리 에어 차량이 배수로로 추락하면서 동승했던 손자 이도현 군이 사망했습니다.


강릉소방서


이도현 군의 유족은 사고 원인을 차량 결함으로 인한 급발진이라고 주장하며 제조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차량 결함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민사2부는 지난해 5월 13일 "사고 원인은 차량 결함이 아닌 운전자의 조작 실수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차량 사고기록장치(EDR)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사고 6.5초 전부터 차량은 제동 없이 가속 페달이 100% 밟힌 상태로 기록되어 있다"며 원고 측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유족 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해 즉시 항소했습니다.


유가족은 2심을 앞두고 발표한 입장문에서 "이번 재판은 단순한 한 가정의 항소 절차가 아니라 제조물책임법상 입증 책임 구조의 타당성을 묻는 계기"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용래 강원도의원


유족 측은 현행 법체계의 구조적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현재 법체계는 전자제어장치(ECU) 소프트웨어 결함의 존재와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이 없었다는 점을 모두 소비자가 입증하도록 요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유족 측은 "기술 자료와 설계 정보, 소프트웨어 코드 등은 제조사가 보유하고 있어 일반 소비자가 결함을 특정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유족은 제조물책임법 개정을 요구하며 이른바 '도현이법' 제정을 지속적으로 촉구해 왔습니다. 유족 측은 "국민동의청원을 통해 제안된 개정안이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지 않고 있다"며 조속한 입법을 요구했습니다.


유족은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 시대에 맞는 입증 책임 구조 재정비가 필요하다"며 "이번 항소심이 공정한 제도 개선 논의를 촉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