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북5도위원회 소속 황해도지사에 배우 명계남 씨를 임명하면서, 실질적인 행정권이 없는 이북5도지사 제도의 존치 필요성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거졌습니다.
이번 인사는 명 신임 지사의 부모가 황해도 실향민이라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제도의 실효성과 예산 집행의 적절성을 두고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북5도지사 제도는 분단 상황에서 북한 지역에 대한 대한민국의 법적 연속성을 상징하고 실향민 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으나,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2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배우 명계남 씨가 신임 황해도지사로 임명되었습니다. 1952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난 명계남 신임 지사는 문화예술계에서 활발히 활동해 온 인물로, 대표적인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인사로 꼽힙니다. 그는 2002년 제16대 대통령선거 당시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했으며, 참여정부 출범 이후에는 열린우리당에서 국민참여연대위원으로 활동했습니다.
또한, 2022년 대선 국면에서는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공개 지지하며 "그에게서 노무현의 모습을 본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행안부는 명 신임 지사의 선친이 황해도 실향민이라는 점이 임명 배경 중 하나이며, 도민들의 의사를 잘 대표하고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중요하게 고려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실향민 사회와의 유대감을 강화하고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이북5도지사는 '이북5도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라 행정안전부 장관의 제청과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차관급 정무직 공무원입니다. 황해도, 평안남북도, 함경남북도 등 5개 도에 각각 1명씩 임명되며, 실질적인 행정권은 없지만 이북 출신 실향민 지원과 관련된 상징적·의전적 업무를 수행합니다.
이 제도는 이승만 정부 시절 설치된 이북5도위원회를 통해 헌법 제3조에 근거하여 북한 지역이 대한민국의 영토라는 인식을 전제로, 분단 상황에서 법적 연속성을 확보하고 실향민 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한다는 명분으로 존치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북5도지사는 차관급 정무직 공무원으로서 상당한 예우를 받습니다. 현재 5명의 도지사에게는 연봉 1억 5천만원이 지급되며, 이와 별도로 기사와 관용차, 약 1천 5백만원의 업무추진비가 사용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예산 집행이 행정 기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 지역에 대한 실질적인 행정권 행사가 불가능한 현실이 장기화되면서, 이북5도지사 제도의 존치 필요성을 전반적으로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변화하는 시대적 상황에 비추어 현행 차관급 직위의 행정 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한지, 그리고 이북5도지사가 앞으로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할지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입니다.
현재 국회에는 지난달 26일 진보당 전종덕 의원 외 10인의 '이북5도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 폐지법률안'이 발의된 상태입니다.
법안 제안 이유 및 주요 내용에는 "이북5도에 대한 접근과 행정수행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현행법은 통일 담론을 과거에 묶어 두는 상징적인 법률에 불과하고 이북5도 도지사 및 이북5도위원회에 대한 인건비로 과도하게 예산이 집행된다는 지적이 있다"며 "이에 이 법을 폐지하여 불필요한 법률을 정비하고, 과도한 예산 집행을 방지하고자 한다"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명계남 신임 황해도지사 임명을 계기로 이북5도지사 제도 폐지에 대한 논의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제도의 역사적 의미와 실향민 사회의 염원을 존중하면서도, 현대 행정의 효율성과 재정 건전성을 고려한 합리적인 방안 모색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