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02일(월)

"연봉 얼마예요?" 묻자 합격 통보 4분만에 채용 취소... 놀라운 법원 판결 나왔다

합격 통보를 한 지 4분 만에 채용을 취소한 핀테크 플랫폼 기업의 조치에 대해 법원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채용 통보로 이미 근로관계가 성립한 이상, 이를 일방적으로 번복한 행위는 해고에 해당한다는 취지입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13부는 핀테크 플랫폼 기업 A사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습니다.


사건의 경위는 비교적 단순합니다. B씨는 온라인 구직사이트에 게시된 글로벌 핀테크서비스 전략 및 사업개발 담당자 채용 공고를 보고 A사에 지원했습니다. 두 차례 면접을 거친 뒤, A사는 2024년 6월 4일 오전 11시 56분 B씨에게 합격을 알리는 문자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연봉은 1억 2천만원으로 제시됐고, 다음 주 출근 일정도 안내됐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러나 불과 4분 뒤인 정오께 A사는 별도의 사유 설명 없이 채용을 취소하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다시 보냈습니다.

B씨는 채용취소가 부당하다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모두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A사는 판정을 취소해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 역시 노동위원회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봤습니다.


재판부는 "채용절차를 거쳐 B씨에게 합격 내지 채용내정을 통지함으로써 원고와 B씨 사이에 근로관계가 성립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채용취소는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근로관계가 성립한 이상 근로기준법에 따라 해고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효력이 발생합니다. 재판부는 A사가 일방적으로 채용취소 문자메시지만 발송한 것은 이러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설시했습니다.


A사는 상시근로자 수가 5명 미만이어서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A사가 자회사와 인적·물적 조직을 공동으로 운영해 사실상 하나의 사업장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또 A사는 B씨를 A사 직원이 아니라 일본 도쿄 소재 일본법인 C사의 전문경영인으로 채용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B씨가 입사지원 및 면접 과정에서 C사에 대해 들은 바가 없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고, C사 전문경영인 채용 절차가 실제로 진행됐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설령 A사 측에 착오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착오에 중대한 과실이 있는 이상 이를 이유로 근로계약을 취소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아울러 "단지 B씨가 비교적 고액의 연봉을 받기로 했다는 사정만으로는 근로자성을 부인하기 부족하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