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크리켓계가 사상 첫 T20 월드컵 진출이라는 역사적 성과를 거둔 가운데, 연맹 고위 관계자의 성폭행 의혹으로 조직 전체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지난 24일(한국시간) BBC는 이탈리아 여자 크리켓 국가대표팀 코디네이터 프라바트 에크넬리고다(57)가 국가대표 선수에 대한 성폭행 혐의로 형사 수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피해 선수는 지난해 3월 로마 경찰에 고발장을 접수했습니다. 해당 선수는 훈련 중 무릎 부상 치료를 위한 마사지 과정에서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당했다고 진술했습니다. 피해자는 당시 국가대표 자격을 잃을 것을 우려해 즉각적인 신고를 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BBC는 "로마 검찰청이 2025년 11월 수사를 완료했으며, 에크넬리고다는 다음 달 경찰 조사를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당국은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충분한 증거가 확보됐는지 검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에크넬리고다 측 변호인은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고발에 불순한 동기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목격자가 있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사건이 이탈리아 크리켓 연맹(FCRI)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는 점입니다. BBC 보도에 따르면 에크넬리고다는 지난해 11월 공식 업무에서 정직 조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연맹 회장 마리아 로레나 하스 파스의 남편이라는 신분을 활용해 크리켓 관련 활동을 지속했습니다.
특히 그는 이번 남자 T20 월드컵 기간 중 인도를 방문해 공식 AD 카드를 소지하고 경기장에 출입했으며, 이탈리아 영사관 주최 공식 행사에도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연맹과 하스 파스 회장이 월드컵 개최 이전부터 이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공식 활동을 방치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로 인해 다수의 이사진이 사임하는 사태가 발생했으며, 2025년 2월 취임한 하스 파스 회장의 리더십에도 큰 타격을 입혔습니다.
이탈리아 크리켓 연맹은 BBC에 보낸 공식 성명에서 "연방 검찰청의 절차가 진행 중임을 인지하고 있으며, 관련 당국에 전면 협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연맹은 또한 "공정성과 투명성, 등록 회원 보호 원칙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월요일까지도 에크넬리고다가 연맹 공식 홈페이지에 여자 크리켓 코디네이터로 등재되어 있었던 점 등으로 인해 연맹의 대응에 대한 의문이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남자 크리켓 대표팀은 이번 T20 월드컵에서 네팔을 격파하고 잉글랜드를 위협하는 등 놀라운 경기력을 선보이며 전 세계 크리켓 팬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성폭행 의혹 사건으로 인해 힘들게 쌓아온 이탈리아 크리켓의 위상이 크게 손상될 위기에 놓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