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25일(수)

"감기인 줄 알았는데"... 베트남 여행객 감염병 주의보

해외여행 증가와 함께 감염병이 국경을 넘나드는 상황이 늘어나면서, 여행 중 감염된 질병이 귀국 후 국내 보건 이슈로 대두될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이 최근 발표한 '전 세계 감염병 발생 동향'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침습성 수막구균 감염증' 환자 발생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베트남 보건당국이 지난 한 해 동안 보고한 수막구균감염증 환자는 95명으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전년 대비 약 4.5배 증가한 수치입니다. 환자 증가와 함께 사망 사례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특히 치명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W형 혈청군'을 비롯해 여러 주요 혈청군이 동시에 유행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이 더욱 우려되는 이유는 베트남을 찾는 해외 관광객 중 한국인의 비율이 상당히 높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영유아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도 증가하고 있어, 여행 전후 감염병 예방 대책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습니다.


24일 의료진에 따르면, 수막구균감염증은 수막구균이 원인인 급성 세균성 감염병으로 주로 수막염이나 패혈증 등 침습성 질환으로 발전하는 특징을 보입니다. 국내에서는 중증 감염병 중 하나로 분류되어 발생 시 24시간 이내 신고해야 하는 제2급 법정감염병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초기 증상은 발열, 두통, 식욕부진, 메스꺼움 등 감기와 비슷한 비특이적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단순한 몸살로 착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침습성 수막구균감염증은 병의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에서 위험합니다.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생명을 잃을 수 있으며, 생존하더라도 청력 상실, 신경계 손상, 사지 괴사 등 심각한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초기 증상이 명확하지 않고 빠르게 진행되는 질병 특성상, 사전에 질병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미리 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대한감염학회 여행의학위원회 위원인 염준섭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베트남을 포함한 일부 해외 지역에서 수막구균 감염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해외여행을 계획할 때 해당 지역의 감염병 유행 상황을 사전에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수막구균은 보균자가 기침하거나 대화할 때 나오는 비말 또는 밀접한 접촉을 통해 전파됩니다. 군부대나 대학 기숙사 같은 집단 거주 시설에서는 감염 위험이 높아지며, 항공기 탑승이나 해외 체류 등 여행 환경에서도 감염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전파 경로와 발병 위험을 고려하여 질병청은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과 신병 훈련병 등 집단생활자, 아프리카 수막염 벨트 여행자 및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순례자 등 해외 여행자를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수막구균감염증은 증상이 나타난 후 빠른 대응이 어려운 질병이므로, 치료보다는 감염 예방에 중점을 두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각국의 유행 혈청군과 고위험군 특성을 반영한 예방접종을 핵심 감염병 관리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러한 예방 전략의 일환으로 최근 국내에 생후 6주 영아부터 접종 가능한 수막구균 4가 백신 '멘쿼드피주®'가 출시되었습니다. 멘쿼드피는 수막구균 A·C·Y·W 혈청군을 예방하는 단백접합 백신으로, 영아부터 성인까지 광범위한 연령층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되었습니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생후 6주~24개월 미만 영아에서 수막구균 A혈청군에 대한 효능·효과 허가를 받았으며, 완전 액상 제형으로 제공되어 접종 편의성도 향상되었습니다. 다만 접종 대상자의 연령에 따라 접종 횟수가 다르므로 연령별 접종 일정을 확인해야 합니다.


생후 6주 이상 6개월 미만 영아의 경우 기초 3회 접종과 추가 1회를 포함하여 총 4회 접종이 필요하며, 생후 6개월 이상 24개월 미만 영아는 총 2회 접종으로 예방할 수 있습니다. 2세부터 55세까지는 1회 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합니다.


염준섭 교수는 "수막구균 유행 지역으로의 여행이나 장기 체류를 앞두고 있다면, 연령이나 건강 상태에 따라 수막구균 예방접종 여부를 사전에 점검하고, 여행 중 고열이나 두통, 발진 등의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